[첨단 헬로티]
2018년 에너지 전환에 앞장선 기업 BEST 7
① LS산전 : 10여 년의 인내로 다져진 에너지 전환 리더 기업
에너지 전환기다. 2015년 12월 12일,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맺은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세계 주요국은 에너지 전환에 나섰다.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 수력 에너지의 사용 빈도를 높여가는 국가들이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국 역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하며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도 에너지 전환에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구글과 애플, BMW,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등 세계 유수 기업은 영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전기,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국내에서 에너지 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기업 중 BEST 7을 꼽아봤다. <편집자주>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믿고 오랜 기다림을 인내한 기업이 있다. 바로 LS산전이다. LS산전의 구자균 회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신사업 육성의 일환으로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장기간 공격적인 투자로 LS산전의 스마트에너지 기술은 날로 높아갔지만, 그동안 시장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만성 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적자 늪에서도 이 기업은 스마트에너지 사업의 페달을 계속 밟아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LS산전의 오랜 기다림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 LS산전 청주 사업장에 설치된 ESS 스테이션 전경 <사진 : LS산전>
구자균 회장의 뚝심, 백조를 탄생시키다
에너지 전환을 두고 LS산전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염두에 둬서 장기간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온 기업이 바로 LS산전이기 때문이다.
2008년 CEO 자리에 오른 LS산전의 구자균 회장은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스마트에너지’를 지정했다. 하지만 스마트에너지 사업은 그동안 성장 동력은커녕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성숙되지 않은 시장 환경 탓에 구자균 회장의 야심 찬 선택은 만성 적자의 늪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구 회장은 뚝심이 있었다. 만성 적자의 늪에서도 스마트에너지 사업의 믿음을 이어갔다.
믿음의 결과는 달콤했다. LS산전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에 도전했다. 이 기업은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1억 2,521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상반기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것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207억 원, 82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2%, 58%나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S산전의 올해 영업이익을 2,154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36% 증가한 규모다. LS산전의 영업이익은 2015년 1,544억 원, 2016년 1,244억 원, 2017년 1,584억 원으로 1,000억 원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었다. 금융정보업체의 예상대로라면, LS산전은 올해 2,000억 원의 선을 넘게 된다. 미운 오리 새끼였던 스마트에너지 사업이 10년 만에 백조로 다시 탄생하게 되는 순간이다.
LS산전 측 “아직 축배들 시기 아니다”
스마트에너지 산업은 LS산전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주춤했던 스마트에너지 산업은 올해부터 만회하는 분위기로 들어섰다. 하지만 LS산전은 아직 자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ESS 분야 시장은 좋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태양광이나 스마트그리드는 여전히 미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태양광이나 스마트그리드 사업 역시 ESS처럼 목표 이상의 매출과 수익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LS산전은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만족하지 않은 분위기다. 스마트그리드는 에너지전환의 핵심 중 하나인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한 사업이다. 하지만 해외에 비해 비교적 전기료가 저렴한 한국 시장에서는 아직 에너지 자급자족에 대한 관심이 적다. 전기료로 지출되는 비용보다 아직 스마트그리드 설치비용이 더 부담되는 탓이다. 따라서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해외 역시 아직 시장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스마트그리드가 활성화된 시장이 아직은 적고, 대신 ESS 등의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LS산전의 뚝심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자는 “스마트에너지사업의 가치와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력계통 해석과 안정화 기술을 접목한 EMS 등 우리의 차별화된 강점을 부각시켜 성장 동력을 유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구자균 LS산전 회장(스마트그리드협회 회장)이 스마트그리드 정책세미
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LS산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공장에도 강세
LS산전의 스마트에너지 사업은 10여 년의 기간만큼이나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S산전은 11월 1일, 홀리데이인광주 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전력수요관리대상’ 시상식에서 효율성향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LS산전은 고효율인버터, 회생제동장치 공급을 통한 에너지 절감 성과를 인정받아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실제로 LS산전은 지난 2001년부터 고효율인버터 6만여 대, 총 용량 1,482MW를 공급, 전력사용량을 550MW 감축해 에너지 효율성을 기존 대비 약 40% 향상시켰다. 또, 엘리베이터, 크레인 등에 적용되는 회생제동유닛도 지난 2013년부터 약 1천여 대를 공급해 약 3.4GWh 에너지를 절감했다.
LS산전의 스마트에너지 기술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공장 구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 2011년부터 약 4년에 걸쳐 2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ICT와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다품종 대량 생산은 물론 맞춤형·소량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 공장을 청주사업장에 구축했다. 관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 후 설비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이 60% 이상 향상되고, 불량률은 글로벌 스마트 공장 수준인 27PPM(백만분율 : Parts Per Million)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각 생산 라인 당 근무 인원도 절반 이상으로 줄임으로써 신규 사업으로 인력 재배치가 가능해지는 등 경영 효율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LS산전의 신성장동력 사업인 스마트에너지가 비상의 날개를 펼쳤다. 에너지 전환기를 맞이한 지금, 날 수 있는 무대는 많다. 스마트빌딩부터 스마트공장, 에너지타운 등이 있고, 에너지자급자족을 꿈꾸는 해외도 있다. LS산전의 오랜 기다림이 맞이할 열매는 꽤 크다.
▲ LS산전 관계자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PCS(전력변환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 LS산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