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는 만성적 위염이다. 소화불량, 속 쓰림, 위통,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만성 위염은 실제 전 국민의 10% 이상에게서 발견된다. 문제는 만성 위염으로 내원하는 환자 가운데 내시경 진단에도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환자의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환자는 위장 부근의 불편함과 더부룩함, 속 쓰림, 위경련 등의 증상을 이야기 하지만 위 내시경 검사에도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어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신경성 위염으로 분류 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 신경성 질환의 대부분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증상의 재발을 막기 힘들다. 신경성 위염 또한 특별한 치료약을 찾을 수 없어, 많은 환자들이 위산억제제, 위장 운동 촉진제 등의 위장약을 복용한다.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위염 증상에 위산 억제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한다면 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위산은 음식물 소화를 돕고, 위장 내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위산억제제 등을 지속적으로 복용하여 위산의 위내 활동이 위축된다면 도리어 악성 위장병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 전문가에 따르면, 속 쓰림, 위통 등의 위염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무조건적으로 위산 억제 약을 복용할 경우, 위산 분비 저하 등 위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오히려 나쁘게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내시경으로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면 위장의 속살 조직인 ‘미들존’의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위장은 약 3~8mm의 두께와 5겹으로 이루어진 입체적인 기관인데, 내시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점막 내부의 표면에 불과하다. 즉, 내시경으로는 위장점막의 문제만 확인이 가능하며, 미들존이라고 불리는 위장 점막 속살(외벽조직)의 문제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들존의 손상은 폭식, 과식, 급식 등의 그릇된 식습관을 비롯하여 화학약품이나 독소가 함유된 물질의 지속적인 섭취와 과음, 흡연, 스트레스, 비만세포의 과잉, 활성산소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위담한방병원 노기환 원장은 “위장의 속살 조직인 미들존은 점막을 찢거나 복벽을 통과해서 보지 않으면 관찰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내시경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며 “점막에 국한된 내시경을 통해서만 위장병을 진단하다 보니 미들존의 문제와 관련된 많은 위장 질병을 놓쳐, 신경성이나 과민성, 역류성 등 비본질적인 이름의 위장병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노기환 원장은 또한 “위장은 분비기관, 내인신경계, 외인 신경계, 근육계 등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구조의 기능 역시 전부 파악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에 실제 내시경으로 볼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며 “내시경 결과, 점막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다고 하여 지속적으로 위산 억제 약을 복용하는 것보다는 점막 외부조직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