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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재산범죄(1)-사기죄

입력 : 2018.09.0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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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1. 가장 흔한 재산범죄


형법상 범죄 중에서 가장 친근한(?) 죄명은 아마도 사기죄일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사기(詐欺)’라는 말을 종종 사용한다. 무언가 거짓이나 허위의 사실로 사람을 속이고 이익을 얻으면 ‘사기’라고 칭한다.


통계상 우리나라는 사기죄의 비중이 가까운 일본과 비교할 때 훨씬 높은 편이다. 이는 일반적인 금전거래 관계에서 변제하지 못한 경우 사기죄로 고소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기죄는 형사범죄 중에서 가장 흔한 범죄에 해당한다.  


실제 상담을 하다 보면 ‘사기’로 인한 고소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기를 당하여 고소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고, 본의 아니게 사기로 고소당하여 고민하시는 분도 있다. 그러나 실제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법률상 구성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며, 이는 그리 쉬운 문제만은 아니다.


2. 사기죄 : 대동강물을 팔아먹으면 창조경제일까?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기꾼으로는 봉이 김선달을 꼽을 수 있다. 닭을 봉황이라고 하여 비싼 값에 팔려고 하는 닭장수를 오히려 역으로 속이는(상대방의 사기를 유발하여 다시 사기를 치는) 사건에서 유래한 “봉이”라는 호칭에서 알 수 있듯이 김선달은 타고난 사기꾼이다. 특히 대동강물을 팔아먹었다는 일화는 그의 사기행각의 스케일이 타의 추종을 불허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봉이 김선달의 경우처럼 처음부터 사기의 고의를 가지고 상대를 기망하는 경우는 오히려 명백한 사기에 해당하여 이를 판단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비록 그의 생각이 창의적(?)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는 분명 사기꾼이며 그 규모를 현대에서 비교하자면 거대한 다단계 사기의 정도에 해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거래에서 사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거래관계에서 단순히 변제를 하지 못한 것은 원칙적으로 민사문제에 가깝다. 다만, 일정한 경우 실제로 ‘사기’에 해당할 수 있고, 이를 사기로 처벌할 필요성도 인정될 수 있다. 


3. 사기죄의 성립 요건

 

우리가 아는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에 규정되어 있는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형법상 사기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기망”이 우선 필요하고, 그로 인해 착오를 일으킨 상대방의 “처분 행위”가 있어야 하며, 그 결과로써 “재산상 손해”의 발생과 “재산상 이익의 취득”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곧 “기망”이다.


4. 기망행위 : 속인 것인가? 속은 것인가?


기망이란 거짓으로 속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통상 친구들 사이에서 “나한테 사기치지마라”라고 할 때는 결국 거짓말하여 속이지 말라는 의미이듯이, 사기의 가장 기본은 상대를 속이는 거짓말이다. 봉이 김선달은 물장수들에게 미리 돈을 줘서 물을 퍼갈 때마다 자신이 준 돈을 되돌려 받으면서 마치 물장수들이 물값을 내는 것과 같은 외관을 형성하였다.  그리고 이로써 대동강물이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상대를 기망했다. 이점이 바로 사기의 시작인 것이다.


실제 거래와 관련하여서는 기망행위 여부가 애매한 경우가 있다. 일례로 어떤 시술이나 약을 처방받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병원에서 해당 시술을 받고 약을 처방받은 경우 그것을 사기죄의 ‘기망’행위로 볼 수 있을지 여부가 문제된다. 매도인(병원) 입장에서는 명백히 기망행위를 한 사실이 없고 매수인이 혼자서 착오를 일으킨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기망하지 않았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상대방이 그와 같은 착오를 일깨워주어야 하는 의무(보증인적 지위)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이 그와 같은 고지의무가 인정된다면 명시적인 기망행위가 없더라도 묵시적 기망행위가 인정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매매거래에서 과장 광고나 시가에 관한 착오이다. 거래에서 과장 광고는 일정 부분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와 같은 관행상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과장 광고는 기망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례로 아파트 분양광고에서 “지하철역에서 5분 거리”라는 광고의 경우 실제로 달리기 선수를 기준으로 5분 거리인 경우가 많지만, 웬만해서는 이를 사기로 처벌하지 않는다.


그러나 관행을 뛰어넘은 구체적인 과장 광고는 허위로써 거래상 중요 부분에 관한 기망에 해당하여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우전문점에서 수입소고기를 판매하거나, 백화점에서 실제 가격을 기망하여 변칙세일을 하는 경우 등은 단순한 과장 광고의 정도를 넘어 실제로 불특정 다수에 대한 기망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수 있다. 


5. 금전의 차용과 사기


일반적으로 금전차용관계는 민사(民事)의 문제이다. 그러나 금전의 차용과 관련하여서도 사기가 성립할 수 있다. 즉, 처음부터 변제할 의사 없이 돈을 떼어먹으려는 생각으로 빌린 경우에는 당연히 사기죄가 성립한다. 그러나 누구든지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인정하는 경우는 없다. 변제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는 엄밀히 말하면 사람의 내심의 의사이기 때문에 제3자가 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법에서는 애초부터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이 차용한 경우나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경우에는 사기죄의 ‘기망’으로 인정한다. 내심으로는 돈을 갚겠다고 생각했었다 하더라도 돈을 갚을 능력이 없었다면, 이는 그 자체로 기망에 해당하는 것이다.


누군가 1억원을 빌려주면 갚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애초부터 1억원을 마련할 능력이 없었다면, 변제의사는 실체가 없는 순수한 마음(?)에 불과한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회사가 어려워서 대금을 지급할 형편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잘 알면서도 물품을 공급받아 재산상 이득을 얻은 채 대금지급채무를 변제하지 않으면 ‘기망’에 해당할 수 있다.


6. 결론


일반적으로 사업이나 거래관계에서는 크고 작은 과장과 허언들이 오가기도 한다. 그래서 사기죄의 고소도 많다. 실제 정통 사기꾼(?)들은 심지어 정상적인 거래관계로 위장하기 위해 미리 여러 가지 근거를 만들어놓기도 한다. 그런데 사기는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무조건 고소를 남발하는 것도 나쁘지만, 재산을 빼돌린 채 변제를 회피하는 사람들에게는 형사고소를 통한 방법이 필요하기도 하다. 따라서 문제에 따라 사안별로 적절한 민·형사상의 수단을 강구하여야 한다. 


▲ 김익환 법무법인 수성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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