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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INSIDE] 디지털 혁신이 전통 소재 산업 바꾼다

입력 : 2018.09.0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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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이나 디지털 전환 등으로 표현되는 디지털화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혁신은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사업 모델의 변화를 촉진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디지털 혁신은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에 해당되는 트렌드로 인식하기 쉽지만, 전통산업 중 하나인 소재 산업에서도 디지털화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디지털 혁신이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등으로 표현되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혁신은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사업 모델의 변화를 촉진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2017년에 발표된 세계경제포럼의 ‘디지털 전환 이니셔티브’ 보고서에서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고객맞춤형 제조/3D 프린팅, IoT, 로봇/드론, 소셜미디어/플랫폼 등의 기술들을 주목하고 이들 기술로 인해 모든 산업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wC에서는 인더스트리4.0 또는 디지털화를, 클라우드 컴퓨팅, IoT 플랫폼 등의 기술 기반으로 디지털 사업모델/고객플랫폼 개발, 제품과 서비스의 디지털화 및 밸류체인의 수평적/수직적 통합/디지털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정의했다(그림 1). 


▲ 그림 1 인더스트리4.0 프레임 및 디지털 기술


디지털 혁신으로 인한 변화는 이미 애플이나 구글 등의 기업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고, 또한 최근 우버나 에어비엔비 같은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운송업이나 숙박업 같은 기존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은 전통 소재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전통 소재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등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향후 디지털 혁신은 전통 소재 기업들의 생산성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의 밸류체인 전반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개발 방식도 기존과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판매를 통해 이익을 얻는 사업 모델도 획기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시행된 PwC의 화학기업 대상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5%가 향후 5년 안에 상당 수준의 화학 산업 디지털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32%는 이미 상당 수준의 디지털화를 달성했다고 응답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의 디지털 전환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화학 기업들의 94%가 디지털화를 통해 화학 산업이 획기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응답 기업의 87%는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기업의 경우 경쟁력을 상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글에서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화학 등 소재 사업에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그리고 실제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변화 ① 혁신 소재 연구개발 기간 및 비용의 획기적인 단축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기술 등은 소재 기업의 연구개발 방식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연구개발 방식은 수많은 반복적인 실험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존재하더라도 산업적으로 활용되지 않은) 소재를 개발한 다음 적합한 사용처를 찾는 것이었다. 이러한 연구개발 방식은 장기간 수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큰 규모의 기업 내에서 이루어졌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다. 


최근 소재 기업들의 고객사들은 보다 복잡한 성능 구현을 위해 소재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기술 교체 기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고객사들은 소재 기업들이 예전보다 더 짧은 기간 내에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고객사들이 과거와 같이 소재가 개발돼서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고 요구 성능을 매우 구체적으로 지정하고 있어 기존의 연구개발 방식으로는 고객사들에 대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소재 기업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재 정보학(Materials Informatics)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소재 정보학은 화학 반응을 수학적 계산으로 예측하여 원하는 물질을 이론적으로 찾아가는 학문이다. 실험 등의 과정을 거쳐 물질을 찾아가던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소재 정보학을 활용하면 시행착오가 반복되는 실험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물질의 상태를 계산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데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개발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3년 미국 MIT와 벨기에 Catholic University of Louvain의 연구자들은 수천 개의 산화물을 컴퓨터로 분석하여 새로운 투명 전도체를 찾아냈으며, 미국 하버드 대학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서는 소재 정보학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유기태양전지 소재 후보 물질을 찾아냈다.


소재 정보학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물질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다 많은 물질들의 기본 정보 및 실험 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면 원하는 물성을 가진 소재를 찾아내기가 더욱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기에 기업들이 가진 정보들을 취합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업들이 개발한 물질 정보는 중요 기업 비밀일 가능성이 높으며 기업 경쟁력의 원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정보를 외부 노출하지 않고 내부에서 활용하는 것보다 타 기업과 함께 취합해서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초기에는 정부 등 제3자가 나서서 물질 정보들을 취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정부 주도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2015년 소재 정보학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일본의 경제산업성 주도로 Mitsubishi Chemical Holding, Sumitomo Chemical, Asahi Kasei, Mitsui Chemical과 일본 국립재료과학 연구소(The National Institute for Material Science)가 소재 오픈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양해 각서를 체결했다. 각 사에서 지금까지 쌓아왔던 각종 실험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플랫폼을 구축하여 향후 신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일본 경제산업성의 주요 목표다. 


미국의 경우 정부가 2011년 소재 게놈 이니셔티브 계획을 발표한 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 소재 연구개발 방식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지하고 소재 게놈 이니셔티브 계획을 세웠으며 연구 개발의 모든 단계에서 산학연 경계를 초월한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장려하는 문화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실험, 계산, 이론을 통합하고 응용하기 위해 소재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소재 데이터를 모든 연구 개발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렇게 구축된 소재 게놈 이니셔티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소재 개발 인력이 필요한데 정부는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한 구체 계획들까지 세워놓았다. 소재 게놈 이니셔티브는 우선 정부 출연 연구소들을 위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점차 기업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기업 단위에서도 소재 기술을 확보하고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18년 1월 Mitsubishi Chemical Holding는 그룹 내 계열사인 Mitsubishi Chemical, Mitsubishi Plastics, Mitsubishi Rayon 등 3개사의 연구개발 활동 기록들을 통합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각 사간 기술 협력이 이루어지고 유사 실험 반복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궁극적으로 새로운 소재 개발의 근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umitomo Chemical은 방대한 소재 아이템으로부터 연구 목적에 맞는 소재 기술을 찾아내기 위해 연구개발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였고, 초기에 많은 소재들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벤처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공유되는 데이터는 유사 소재군 뿐만 아니라 이종 소재들까지 확장됨과 동시에 개방의 수준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발간된 미즈 호 파이낸셜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재 데이터베이스는 특정 소재, 특정 기업 내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다가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고 이종 소재 정보도 제공되는 오픈 플랫폼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림 2). 다양한 기업들이 보유한 정보 그리고 이종 소재들의 정보를 모두 취합하면 혁신적인 기능을 가진 물질들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개발된 물질은 개발 이전부터 필요 기능을 선정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명확한 사용처가 있어 빠르게 시장이 확산될 수 있다. 과거와 같이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고 난 뒤 오랜 기간 사용처를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혁신적인 물질을 빠르게 개발하고 바로 활용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매우 획기적인 변화다.


▲ 그림 2 소재 기업의 물질 데이터 공유화 방향


변화 ② 제조/생산 과정에서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획기적인 원가 절감 및 안전성 확보 


일반적으로 소재 기업의 제품 생산 과정은 물질 반응, 정제, 분리 등 다양하고 복잡한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생산 과정에서 온도 등 다양한 변수들을 조절해야 한다. 다양한 변수들을 실시간 감지해서 최적의 조건으로 조절하는 것이 생산성 향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들어 IoT에 기반하여 수천 개의 센서들을 생산 공정에 부착하여 온도, 압력 등의 측정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여 분석할 수 있게 되고 딥러닝 기술을 통해 숙련된 기술자들의 경험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공정의 문제점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생산 과정에서의 디지털화는 범용 소재부터 기능성 소재에 이르는 거의 모든 유형의 소재 기업들에 해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많은 선진 기업들이 생산 과정에서의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을 중심으로 생산 현장에서의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안전을 강화하거나 제조 원가를 크게 낮추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성을 개선하고 있다. Showa Denko는 2015년 가와사키 생산 공장에 스마트 센서를 사용해서 실시간 운영 데이터를 얻고 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위험 상황을 빠르게 인지하고 불필요한 설비 보수를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은 펌프나 송풍기 등 설비에 무선 센서를 부착하여 설비의 진동과 온도를 측정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설비 수리 및 교체의 최적 시점을 찾을 계획이다. 또한, Mitsubishi Chemical은 Konica Minolta와 함께 적외선 카메라, 가시광 카메라 등을 사용하여 가스 누출 감시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며 NTT Communication과 협력하여 딥러닝 기술을 통해 생산 제품의 품질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 외 다양한 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생산 현장에서의 효율성 및 안전성을 제고할 예정이다(표 1). 


▲ 표 1 우주 미션에서 테더 전개 길이의 예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화학 산업은 디지털화를 통해 생산 과정에서 매출 이익률이 약 3~4%P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특정 폴리우레탄 생산 기업이 제품 생산 공장 내 주요 공정에서 약 5억 개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생산성을 약 10%P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정 정밀 화학 기업의 경우 생산 공장에서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장 기술자들에게 운영 가이드를 제공하여 6%P 생산성이 늘어났으며, 에너지 소비는 약 26%가 줄어드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소재를 생산하는 공정은 주로 화학반응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주위 환경에 따라 생산 조건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적의 조건을 찾고 유지하기가 쉽지 않으며 기업마다 오랜 운영 경험에서 나온 암묵적 지식에 의존해서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IoT 기술이 발전하고 예전과 달리 많은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생산 과정에서의 암묵적 지식이 좀 더 객관적인 지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객관화된 지식의 축적을 통해 좀 더 최적화에 가까워질 수 있으며 폭발 등 불안 요소들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변화 ③ 고객 서비스 솔루션화를 통한 새로운 사업 모델 확대 


디지털화는 소재 기업들의 사업 모델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소재 기업들은 장기간의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나서, 개발된 소재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판매해왔다. 그리고 판매 이후 실제 활용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소재 기업이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소재에 요구되는 기능들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소재 기업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소재 기업들이 소재를 단순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재가 활용되면서 고객에 주는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찾아내고 그 가치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맡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고객에 주는 가치에 근거한 사업 모델은, 고객과의 관계가 특히 중요한 정밀 화학 분야(예를 들면 수처리나 촉매 사업)를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처리에 사용되는 필터 산업의 예를 들어 보자. 수처리 필터에는 역삼투압 방식의 필터나 마이크로 필터 등 사용되는 소재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필터가 있다. 그리고 사용되는 소재에 따라 걸러지는 유해물질의 종류와 수준이 결정된다. 소재 기업들은 필터를 가공해서 수처리 시공 회사에 납품하는 형태가 지금까지의 사업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 기준이 강화되고 고객사들의 수처리 수질 기준이 높아지고 다양해지면서 어떤 필터를 어느 정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지, 여러 필터를 썼을 때 기준을 만족하는 수질이 나올지 결과가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졌다. 고객사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소재 기업을 선호하게 되고 소재 기업들이 조건에 맞는 필터의 종류와 수를 고객사에 제안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아가 단순 필터 판매를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필터를 통해 고객이 얻는 가치(예를 들어 고객의 까다로운 수질 조건에 만족시키는 것)에 대한 수수료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실제 Dow Chemical, Toray, Nitto Denko 등 수처리 필터 기업들이 각자 보유한 다양한 필터를 기준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수질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떤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유용한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처리 소재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Eastman Chemical에서는 고객들 대상으로 판매 제품인 솔벤트를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와 ‘합성수지 계산기’ 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솔벤트 비교 사이트를 통해 Eastman Chemical 생산 제품뿐만 아니라 경쟁사 제품의 물성을 비교, 분석하여 고객 니즈에 가장 적합한 솔벤트나 합성수지를 제안한다. 그리고 사이트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물성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그리고 가격 조건을 감안할 때 어떤 제품이 가장 경제적인지 제안해 주고 있다.


세계적인 농화학 기업인 Monsanto는 고객인 농부들에게 ‘Climate Basic’이라는 앱을 제공하고 있다. 앱에서는 인공위성을 통해 온도, 날씨 변화, 토양 조건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정보들을 분석하여 농부들에게 최적의 비료 및 관개 수준 등을 제시한다. 또한, 농부들이 병에 걸린 작물이나 종자 등의 사진을 전송하면 지금까지 Monsanto가 보유한 관련 자료를 딥러닝 등을 통해 분석해서 어떤 병에 걸린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농부들이 제공한 사진 정보들은 Monsanto의 데이터베이스를 더욱 풍부하게 해서 서비스의 정확도를 개선하게 되는 선순환을 하게 된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소재가 활용되는 과정에 소재 기업이 관여하면서 고객을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별로 적정 가격을 책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과 기술을 활용하여 매출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화학기업들의 매출 이익률이 약 2~4%P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화학 및 기능성 소재 사업에서 솔루션 형태의 사업모델 출현으로 인해 2016년~2025년 사이 약 1,100 ~ 2,50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화학기업들의 사업 방식이 연구개발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모든 밸류체인에서 확보되는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서 적기에 최적의 물질을 개발하고 고객에게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적합한지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 사업의 성공방식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을 위해 외부 기업과의 협력을 도모하기도 하지만 내재화를 통해 자체적으로 역량을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도 많다. 일본의 Mitsubishi Chemical Holdings는 2017년 4월에 CDO(Chief Digital Officer)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면서 IBM Japan으로부터 전문가를 영입했다. 또한,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IoT 등에 200억 엔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구체 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개방 및 협력 모델 구축 중요 


앞에서 언급한 변화 요인들을 전체적으로 고려했을 때 소재 기업들은 밸류체인 관점이 아닌 산업 생태계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밸류체인에서 소재 기업이 속한 위치에 따라 후방의 원료 제공자와 전방의 고객사 위주로 사업을 바라보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향후에는 전체 생태계 관점에서 전후방 기업뿐만 아니라 장비 기업, 데이터 수집/처리 기업, 외부 연구소, 경쟁 기업, 정부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생태계 관점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사업을 일종의 플랫폼 형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향후에는 이해 관계자들이 모여서 가치를 창출해가는 플랫폼 형태의 사업들이 소재 산업 분야에서도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형태의 사업이 구축되기 위해 초기에 보유 역량을 개방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질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각 기업이 보유 기술 역량이라고 인식된 것들도 때로는 개방하여 더욱 개선된 제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공급 기업, 고객 기업들의 기술과 지식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공동으로 연구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5년 도요타 자동차에서 수소 자동차 확산을 위해 관련 기술을 공개하고 플랫폼화를 추진했다. 도요타를 중심으로 다양한 참여자, 즉 기술 개발자들을 모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또한 충전소 설비 등 관련 인프라도 확충해서 고객에 더욱 유용한 자동차를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도요타 중심의 수소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소재 기업인 Dow Chemical의 실리콘 사업부에서는 2016년 개방형 협력 모델인 랩센스를 선보였다. Dow Chemical이 보유한 물질 정보를 사업자들에게 공개하여 빠르게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플랫폼을 형성하고 주도권을 잡기 위해 때로는 보유 기술을 공개하는 것이 플랫폼 초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며 기술 공개가 궁극적으로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방안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관련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다양한 물질 정보 확보를 위해 학계나 연구소 그리고 때로는 경쟁 기업과도 협력이 필요할 수 있다. 그리고 생산 단계에서는 IoT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기업과의 협력, 그리고 판매단계에서는 고객사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 기업, 그리고 고객들이 활용하는 다른 소재 기업과의 관계 구축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플랫폼 형태의 사업이 구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 간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각 참여자들이 참여를 통해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참여자들의 일부만 가치를 갖거나 다른 한쪽에는 희생만 강조하는 형태의 협력은 지속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모든 참여자들이 참여를 통해 각자에게 필요한 확실한 가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정부 주도로 이러한 생태계를 구성할 때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경우가 있다.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위해서는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가치를 참여자 모두가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내 소재기업들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 


앞에서 보았듯이 일본 소재 기업들이나 서구 기업들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이들 기업이 디지털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을 통해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국내 화학기업들은 디지털 혁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사업 개척에 주로 관심이 있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기업 자체 변화에 대해서는 아직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중동의 저가 공세를 피해 고부가가치화에 주력하고자 하는 국내 소재기업들은 고부가가치 제품일수록 고객과의 관계 및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한 신속한 대응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디지털 혁신에 의한 사업 방식 변화의 폭이 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범용화학 기업들의 경우도 IoT,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안전성 강화 및 생산 비용 절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화의 핵심은 방대한 데이터의 축적이다.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경쟁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초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주도권 자체를 빼앗길 수 있다. 지금 일본 기업이나 서구 기업들의 성과가 미비하게 보이겠지만, 구체성과가 나온 시점에는 대응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최근 일본, 서구 기업들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 축적하고 있다. 국내 화학기업들이 뒤늦게 대응한다면 선제 대응한 기업들 이상의 큰 폭의 변화나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한편, 이해관계자들 간 초기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관행을 고려할 때 유사업종 기업들이 모여 보유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은 시도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이다. 물질 정보를 수집, 관리하기 위해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정부 주도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주축이 되어 여러 기업 들이 참여하는 협력체를 구성하고 있다. 초기 정부 주도로 진행하면서 다양한 참여자들의 참여를 유도한 후 점차 기업 자율에 맡기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초기 정부가 주도할 경우 협력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치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하여 적절한 거버넌스를 수립해야만 협력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유기돈,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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