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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독립을 외치다] 삼영기계, “제조강국으로 가는 길, 국산화 넘어 ‘기술 자립화’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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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 [기술독립을 외치다]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술 자립화를 위해 노력한 기업들을 발굴하는 ‘기술 강소기업 발굴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더 많은 기술 기반 기업들이 알려지고, 기술 자립에 조금이나마 힘이 보태지기를 바랍니다.


한국현 삼영기계 사장


2019년 상반기 일본의 화이트 국가 제외 조치에 따라 우리 산업의 기술 자립화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정부도 소재부품장비 육성화 정책을 서둘러 내놓으며 국산화 수준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비로소 묵묵히 기술 자립화에 노력했던 강소기업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철도, 선박, 내륙 발전소용 중속 엔진 분야에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삼영기계 또한 ‘강소기업100’에 이름을 올리며 45년 간의 기술 자립화를 위한 노력을 들어볼 수 있게 됐다.


Q. 최근 정부가 진행하는 ‘강소기업100’ 프로젝트에서 55개 기업 안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삼영기계의 어떤 경쟁력이 인정받았다고 보는지요?


A. 삼영기계는 1975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철도, 선박, 내륙 발전소용 중속 엔진의 핵심 부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특히 파워팩 즉, 엔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피스톤, 실린더 헤드, 실린더 라이너를 생산해 왔습니다. 특히 삼영기계는 설계부터 제조까지 전공정을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Q. 철도, 선박, 내륙 발전소용 중속 엔진이라고 하면 좀 생소한데요. 어떤 분야인지, 그리고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A. 명칭 그대로 회전 속도가 고속 엔진보다는 느린 400~1000rpm 수준의 엔진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엔진에는 저속, 중속, 고속이 있는데 고속에 속하는 자동차 엔진보다는 크기가 훨씬 크고 엔진의 출력 또한 상당히 높습니다. 보통 중속 엔진은 철도 기관차나 대형 선박의 발전용, 또는 내륙 로컬 발전소의 발전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의 시작점은 철도청과의 인연입니다. 삼영기계는 당시 어선용 엔진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신규로 철도 분야를 개척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철도 엔진은 거의 미국 제품이었고, 철도청도 미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삼영기계는 철도용 엔진의 파워팩 부품을 자체 개발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초기에는 검증이 안 된 제품이기 때문에 쉽게 도입할 수 없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철도청이 미국에 피스톤 주문을 400개 적게 하는 통에 다급하게 저희 제품으로 대체하게 됐고, 비로소 성능 및 내구성을 인정받게 되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삼영기계의 중속 엔진용 파워팩 부품 중 피스톤 제품군


Q. 중속 엔진 핵심 부품 분야에서의 기술력 현황이 궁금합니다. 이 분야에도 독일, 일본 등 기술 선진국이 상위에 있을 것 같은데요.


A. 사실 중속 엔진 핵심 부품인 파워팩 분야 기업이 전세계적으로도 많지는 않습니다. 파워팩 부품 중 피스톤의 경우, 독일에 두 개의 기업이 대표적이고, 일본에도 한 개 정도가 있는데, 삼영기계는 이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입니다.


특히 중속 엔진 분야에서는 독일 만(MAN)사의 경우 저희 파워팩 부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독일에 일반 기계부품을 수출하는 것도 어려운데 기계 분야의 꽃이라고 하는 엔진, 그 중에서도 파워팩 부품을 수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술력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겁니다.


Q. 단순히 ‘열심히’만으로 기술력을 인정받는 강소기업이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술 개발에 대한 기업만의 철학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A. 보통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대기업에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이 경우 품질을 유지하면서 비용 효율적으로 생산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사실 이 구조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합니다.


삼영기계는 소재 기술, 공정 기술, 설계 기술 모두를 자체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기술에 대한 독립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철도 엔진 파워팩 부품을 만들었던 시작도 역설계를 통한 자체 설계였기 때문에 엔진 파워팩에 대한 설계 기술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분야에서 핵심은 소재입니다. 외형의 경우 역설계를 통해 동일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소재 기술은 역설계로 따라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45년 동안 여러 종류의 엔진을 다루면서 각 엔진마다의 문제점을 보완해나갔고 이제는 저희만의 노하우가 쌓인 설계 기술력을 가지게 됐습니다.


▲한국현 사장은 기업이 소재 기술, 공정 기술, 설계 기술 모두를 가지고 있어야 강소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Q. 엔진 부품 사업을 45년 간 이끌어 오면서 부침은 없었나요?


A. 조선 산업의 수주 절벽이 가장 큰 부침이었다고 봅니다. 삼영기계는 초기에 철도 엔진으로 시작했지만 선박 분야로 확대를 했고, 나중에는 선박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그러다 2016년 조선산업 수주 절벽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 후 사업 전략을 본격적으로 다양화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박은 물론 철도 엔진, 내륙 발전소용 엔진 등은 신규보다 AS 시장이 20배 정도 큽니다. 삼영기계의 주력은 신규 시장이었기 때문에 기술력은 인정받아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3~4년 전부터는 미국, 유럽 등에서 철도를 비롯한 선박, 내륙 발전소용 엔진의 AS 분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Q. AS 시장은 아무래도 신규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할 텐데요. 시장 확대도 좋지만 수익성 부분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A. 맞습니다. 제품 수명이 짧은 저가 부품을 사용하는 AS 시장의 경우 진출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저희는 부품 내구성과 성능이 수익과 직결되는 시장에 우선 진출하고 있습니다. 가령 발전소의 경우 파워팩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가동을 멈추면 억 단위의 매출 로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교체 주기를 길게 하기 위해 제품의 가격보다 내구성 및 성능을 우선 기준으로 둡니다.


▲삼영기계의 중속 엔진용 파워팩 부품 중 실린더 라이너 제품군


Q. 여러 기업들을 만나면서 항상 나오는 이야기는 ‘중국’입니다. 중속 엔진 분야도 ‘중국의 바람’이 거셀 것 같습니다.


A. 이 분야에도 가격 경쟁력으로 ‘중국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력이 뒷받침을 못해주니까 자연히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던 기업들이 다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가격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책정해놓은 가격보다 높게는 책정하지만 예전 가격보다 낮아졌습니다.


Q. 이제는 가격 경쟁력을 이길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A. 이제까지 많은 제조기업들이 QCD(Quality, Cost, Delivery) 구조에 머물러 있었다고 봅니다. 자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성능(Performance)이 추가된 PQCD 구조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생산에만 전념하는 것보다 자체적 기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삼영기계의 경우 샌드 3D프린팅 기반 주조 공정 기술, 전용 소재 기술, 최적 설계 기술 등을 추가하면서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삼영기계가 샌드 3D프린터도 출력한 형상으로 사람의 크기와 비슷하다.


Q. 샌드 3D프린팅 주조 공정에 대해 자세한 설명 바랍니다.


A. 이 공정의 시작은 사실 ‘중국’입니다. 주조 공정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중국으로 주조 공장을 옮기는 방안을 고민했는데, 기술 유출의 우려가 있어 중단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내는 가격 부담이라는 문제가 있었고, 고민 끝에 샌드 3D프린팅 기반 주조 공정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샌드 3D프린팅 주조는 크게 세 가지 혁신이 있습니다.


1) 시제품 개발 혁신입니다. 엔진 부품은 시제품 개발할 때 금형 제작에 드는 시간인 60% 이상입니다. 샌드 3D프린팅을 사용할 경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2) 양산 혁신입니다. 주조 방식의 경우 여러 개 조각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틀을 만드는데, 이러한 과정이 없어진 겁니다.


3) 성능 혁신입니다. 이는 설계 단계인데요. 기존 주조로는 불가능한 형상 설계가 3D프린팅 방식으로 가능해진 것입니다. 가령 피스톤의 재질과 구조를 개선하면 이론적으로 혁신적인 성능 향상이 이뤄지지만 주조 방법으로는 불가능 합니다. 반면 3D프린팅 기법으로는 쉽게 제작이 가능합니다.


Q. 앞서 PQCD를 말씀해주셨는데, 국내 중소기업 구조에서는 더 절실히 필요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A. 앞서도 언급했지만 한국 산업 문화에서 강소기업이 되려면 기술 자립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PQCD 전략이 필요한 것이 맞습니다. 물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자립화 환경을 인정해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중소기업으로서도 자체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갖추면서 매출 구조를 다양하게 가져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정부에서도 중소기업 기술을 강력히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고, 지금과 같은 ‘강소기업100’ 프로젝트도 보다 적극적으로 실효성이 높은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대기업, 정부기관 모두 국산화를 넘어 기술 자립화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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