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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연 박천홍 원장 “ 기계 산업 패러다임 고쳐 매야 미래 경쟁력 얻는다”

입력 : 2018.07.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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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기계 산업은 이제까지 한국 산업을 지탱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전환 등의 생소함은 기계 산업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변화해야 할 시점이다. 문제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냐는 것이다. 한국기계연구원 박천홍 원장에게 ‘기계 산업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 한국기계연구원 박천홍 원장


Q. 먼저 기계 산업을 전반적으로 짚어보겠는데요. 현재 기계 산업에서는 어떤 키워드가 이슈인가요? 

기계 산업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슈 키워드를 뽑는다면, ‘자율화’, ‘협력화’, ‘구체화’를 뽑을 수 있겠습니다. 기계는 이제 자율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나 지능화 기계를 넘어 기계가 의사결정의 주체이자 인간의 파트너로서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같은 공작기계 모델에서도 사용 기간이나 사용 환경에 따라 자율적으로 예압이나 예열 등 초기 사용 환경을 세팅하여 최적의 운용환경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시스템 최적화를 위한 기계 간의 협력입니다. 자율주행차들은 서로의 정보가 연결되어 스마트 교통 체계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기계나 장비들도 정보가 서로 연결되고 공정에 반영되어 공장의 의사결정 최적화를 돕습니다.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차원을 넘어 공장 내, 또는 공장과 공장 간 스스로 운용하고 관리하는 단계로 넘어서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체화란 키워드를 제시하고 싶습니다.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지금도 시작 단계입니다. 스마트팩토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데이터도 목적을 갖고 설계되어야 하고, 부품, 장비에 어떤 콘텐츠를 활용하여 어떤 데이터를 측정할 것인지 더욱 구체화해야 합니다. ‘구체화’는 자율과 협력을 실제 구현할 수 있는 실현의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Q. 한국의 기계 산업에 대해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이슈에서 한국 기계 산업도 변화 앞에 서 있다고 보는데요.

국가 전반의 산업 품질 경쟁력이 우수한 나라들을 보면 특히 ‘기계를 만드는 기계’인 설비산업이나 인프라 기계 등 일반 기계 산업이 매우 탄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기계 산업은 독일, 미국, 일본 등 제조 선진국이 주도하는 체제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로 이 구도가 깨지지 않는 이유는 기계 산업의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육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경쟁력을 확보하기만 하면 지속적인 국가 성장 동력이 되고, 투자의 파급효과도 매우 큽니다. 제조업 경쟁력과도 직결되지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기계 산업도 두 가지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중국의 급성장’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기계 산업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자율화와 가상화, 초연결화로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0년 후반부터 규모의 경제에 기반해 급성장해왔습니다.


2011년에는 제조업 생산부문에서 100년 넘게 부동의 1위였던 미국을 제치고 세계의 공장으로 올라섰습니다.


‘제조업2025’에서 밝힌 바와 같이 스마트 공장,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연계 기술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Q. 한국 기계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현재 한국은 반도체, 모바일 등의 IT 분야에서는 강하지만 기계 분야에서는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수준에 아직 못 미친다고 합니다. 여기에 중국이 기술 격차를 줄이며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우리나라 일반 기계 산업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도국에 이어 세계 8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급성장하고 조선업이 쇠락하는 것과 반대로 일반 기계 산업은 타 산업 대비 유행이나 흐름에 둔감한 편입니다. 일반 기계 산업은 최근 3년간 여전히 우리나라 수출 2위의 품목입니다. 금형, 공작기계, 건설기계, 섬유기계 등도 세계 순위권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베어링, 펌프 등 범용 요소기술 경쟁력에서는 중국의 성장으로 취약한 편입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문제는 급성장 중인 중국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최근 중국은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유럽, 미국 선도기업을 인수합병하고 있고, 기술 모방이 용인되는 산업 환경과 정부 주도의 첨단 제조산업 육성 정책 등에 힘입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요 품목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습니다. 우리나라와의 기술 격차도 좁혀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과 기술격차가 좁혀지는 분야에서 우리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를 찾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영세사업 구조의 한계를 넘기 위해 현지 업체와 협력하고, 정밀가공, 정밀제어 기술, 첨단 요소 부품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기술 분야에 있어서 품질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구체적인 콘텐츠를 발굴해야 합니다.


▲ 하지 절단 환자를 위한 로봇 의족


Q. 그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여러 노력들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 정부의 지원, 기계 관련 사업체의 환경 개선 등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분석한 국가 경쟁력을 보면 한국은 현재 생산구조 경쟁력이 일본에 이어 2위입니다. 하지만 미래 생산 경쟁력에서는 21위에 그칩니다. 4차 산업혁명 대응 인력 개발과 인프라 지원, 보유 자원이 미흡하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국가 연구개발의 중점 분야로 초연결 지능화, 스마트공장, 지능형 로봇 등 혁신성장 10대 융합과제를 선정했습니다. 또 4차 산업혁명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I-


KOREA 4.0’에서도 제조업 디지털 혁신과 스마트 이동체 등을 지능화 기반 산업혁신의 6대 분야로 선정하고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우리 연구원도 기계 분야의 전통적 강자인 독일이나 일본, 또 신흥국 중국과 우리의 기술 경쟁력을 분석하고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을 전략적으로 제안할 것입니다.


기계 산업은 지금 빠르게 개방하고 융합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대학생들에게서 ‘공작기계, 아직도 그런 거 하나요?’라는 말이 나오면 기계 산업의 미래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나라 일반 기계 산업은 약 5만 개의 사업체, 45만 명의 종사자가 있습니다. 이 중 중소기업이 사업체의 99.9%, 종사자의 93%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취약한 임금구조라는 문제와 기업 보안 등의 이유로 폐쇄적인 문화가 팽배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기계 산업에 변화를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기술들을 유입하고, 데이터 비즈니스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이종 산업, 벤처기업과의 협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로드맵에 따른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연구개발, 기계 산업계의 변화를 위한 민간분야의 자발적인 노력이 어우러질 때 우리 기계 분야의 경쟁력도 한층 강해질 것입니다.


Q. 한국기계연구원의 주요 연구 분야와 연구내용 그리고 기계 산업 발전을 위한 여러 활동을 소개해주십시오.

그동안 우리 연구원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를 실용화하고, 초정밀 미세패턴 롤 금형 가공기술과 반도체 제조 공정의 환경오염을 저감하는 진공 플라즈마 기술을 상용화 하는 등 실용적인 연구 성과를 창출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산업용 양팔로봇 ‘아미로’와 하지 절단 환자를 위한 스마트 로봇의족, 미세먼지 저감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하여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연구 성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첨단 생산장비, 환경 및 에너지 기계 핵심 부품, 나노 융합 소자 및 공정장비, 기계 시스템 엔지니어링과 신뢰성 관련 분야를 연구해왔습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대두에 따라 관련 국가 아젠다 해결 및 선점을 위해 인공지능 기반 설계 및 서비스 플랫폼, 신제조장비 기계기술, 이종 산업 간 융합 기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 설계 및 서비스 플랫폼의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면, 기계설비 정밀도 진단 및 스마트 설계 기술, 인공지능 기반 기계시스템 예측진단 및 사고대응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관련하여 풍력발전 상태감시, 고속 회전기계 고장진단,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개발하여 상용화였습니다.


신제조장비 관련해서는 이동이 힘든 대형 구조물 가공 시 현장에서 움직이며 가공을 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기반 가공시스템이나 금속 3D 프린팅, 산업용 협동로봇, Micro LED 제조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종산업 간 융합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도시농업 스마트팜, 스마트 의류 제조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출연연 중 최고 수준의 기술료 및 특허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전 및 상용화 선도기관입니다. 앞서 언급한 연구 성과들은 다양한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구원의 기술 창업을 독려하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기업 지원 정책을 통해 기업의 애로기술 해결을 돕고, 패밀리기업 집중 육성 프로그램을 이어오며 리뷰를 통해 더욱 실용적인 제도로 정착시키고 있습니다.


또 첨단 기술의 성공적이고 빠른 상용화를 위하여 연구소기업 및 연구원 창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2006년 정부출연연구기관 최초 연구소기업인 ㈜템스의 성공을 시작으로 연구소 기업 및 창업은 약 10개로 늘어났고, 2030년 약 30개까지 확대할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첨단 공작기계 산업, 미래 국방 기계기술 등 미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다양한 산학연 협의체 구성 등 개방형 협력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Q. 끝으로 한국 기계 산업의 전망을 짚어주시고, 기계 사업 종사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계 산업의 청사진은 대부분의 선도국도 유사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올해 신산업 선점을 위해 스마트 공장, 지능형 로봇 등 10대 융합과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콘텐츠를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입니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콘텐츠를 발굴하는 노력이 뒤따른다면 지금 급변하는 시대를 성공적으로 헤쳐나가는 힘이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계 산업은 변곡점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강대국들의 보호무역 심화, 남북 관계의 변화 등 정치적 요인과 더불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산업이 변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변해야 합니다. 첨단 기술 보급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변해야 하고,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인력도 양성해야 합니다.


어떠한 방식이든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지금의 시류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산학연 여러분의 막대한 지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연구원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개방과 공유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혼란의 시기에 서로 협력하고, 담대히 문을 열어줄 때, 새로운 기회도 함께 들어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미래를 위한 희망은 그렇게 움틀 것입니다.


<본 기사는 [머신앤툴 2018년 7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조상록 기자(mandt@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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