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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 인터뷰] PHM학회 최주호 회장, “수요·공급 중심 PHM 생태계 구축하겠다”

입력 : 2018.05.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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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M학회 최주호 회장, “수요·공급 중심 PHM 생태계 구축하겠다”

산업 맞춤형 분과위, 강습회, 학술대회 추진할 것


“핵심장치의 고장을 줄이고, 가동률을 높이는 게 PHM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스마트 제조이며 스마트 서비스입니다." 건전성 예측 및 관리, 즉 사전에 장비의 고장을 예측하고 대비해 운전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 분야의 학회가 최근 국내서 만들어졌다. PHM학회이다. 초대 회장을 맡은 항공대학교 최주호 교수를 만나 향후 계획을 들었다. 다음은 최주호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김유활 기자(이하 김유활) = PHM학회 초대회장 선임을 축하드립니다. 학회 설립 배경이 궁금합니다.


최주호 회장(이하 최주호) = 먼저 용어 설명부터 드릴까요. (웃음) PHM은 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우리말로 건전성 예측 및 관리라고 합니다. 


2011년쯤일 겁니다. 국내에서는 PHM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연구하는 분들이 드물었는데 우연치 않게 함께 만날 기회가 있었지요. 만남을 이어가며, 자연스럽게 국내 학회 설립 필요성에 대해 공감해오던 터에 회사, 연구소, 대학교 등의 네 분 전문가와 실행에 옮기게 된 것입니다.


학회이지만 산업 지향


김유활 = 오래전부터 준비해오셨군요.


최주호 = 처음 시작한 교류회가 그냥 그렇게 끝나지 않고 관련 산업이나 연구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논의가 있어 왔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운영하고 있던 대학 내 부속 연구소 주최의 행사를 미국 PHM Society라는 학회 후원으로 지난해 7월 제주도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학회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저희는 자체적으로 1년에 한두 차례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미국의 PHM Society가 같이 해보자고 제안해 성사된 컨퍼런스이지요. 결과가 무척 좋았습니다. 400여 명에 이르는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특히 학술대회이지만 50% 이상이 산업 현장에 계신 분들이 참여한 인더스트리 지향의 행사로 치러졌어요. 이를 기점으로 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PHM학회 설립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김유활 = 미국의 PHM Society는 어떤 단체인가요.


최주호 = 미국 PHM Society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국제 컨퍼런스를 주최하고 있는데, 독특하게도 학술대회답지 않게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 유럽 지역 컨퍼런스 출범에 이어 아시아 퍼시픽에서의 컨퍼런스도 추진하던 PHM Society의 니즈와 저희의 기획이 맞아떨어지면서 2017년 7월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됐고 이를 추동력으로 올 2월 산업 중심의 학회 설립까지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최주호 회장은, 이후 컨퍼런스가 격년제로 개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령 유럽은 짝수 해, 한국에서는 홀수 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신 산업체가 행사의 중심이 되는 학술대회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 생긴 학회라 의욕을 앞세우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대로 구축하고 이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PHM학회 최주호 회장은 학회이지만 학술보다는 산업 지향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10개 분야 산업 분과위 구축


김유활 = 올해 학회 계획은 무엇인가요.


최주호 = 학회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술보다는 산업체 쪽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전개하기 위해 산업분과위원회 구축과 실질적인 활동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솔루션, 에너지 발전, 플랜트, 중공업, 자동차, 국방(항공우주), 반도체, 스마트제조, 의료융합 등 10개 분야로 구분,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 중에서 에너지 발전, 국방분과, 스마트제조 등 3개 분야는 조만간 분과위원회를 설립하고 활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회원사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며, 위원회 내의 교류회를 통해 서로의 관심사를 돌아가면서 발표하고, 이를 통해 나온 각각 또는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학회 차원에서 솔루션을 제시하는 구조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강습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대학은 물론 학회나 단체에서 많이 실시하잖아요. 저희 학회는 PHM 분야 실습을 위해서 실제 공장이나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설비의 미니어처 버전을 구축하고 이를 집중강습, 데이터 축적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는 게 기본 전략입니다.


세 번째는 심포지엄 발표회입니다. 우선 예정되어있는 것은 PHM에 관심이 많은 독일의 유명한 베어링 제조업체 후원으로 열리는 베어링 주제의 심포지엄입니다. 오는 7월로 예정되어 있지요. 9월에는 울산 등 지자체의 요청으로 중공업이나 원자력을 포함한 발전사 대상의 심포지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학술행사도 연 1회 정도는 열어야 하지 않나 싶고요.


반도체가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한다면, 기계산업의 쌀은 베어링이라고 말할 정도로 베어링은 매우 중요합니다. 베어링이 없는 그런 장치나 생산은 없으니까요. 펌프, 밸브 등 품목별 시리즈로 진행할 생각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 3개 분과와 솔루션까지 포함해 4개 분과를 중심으로 각 20~30개씩의 회원사로 구성할 생각합니다. 그러면 100여 회원사가 되겠지요.


고장 안나게 돈은 적게


김유활 = 학회인데도 산업체 쪽에 관심을 두는 것은 아무래도 현장의 활용이나 응용을 고려한 결과겠지요.


최주호 = 그렇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나라 학회의 대다수는 대학에서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에서는 산업체가 고민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문제에 대한 근원적 해법이 나오기 어려울 것 같고요. 실제로도 그런 취약점을 보이고 있어요.


김유활 = PHM을 타이틀로 한 국내 협회나 단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 기관의 역할까지도 수행하셔야겠네요.


최주호 = 향후 계획에는 말씀하신 내용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차차 진행해야할 부분이고요. 이제 시작한 상태이니 자리 잡는 것에 우선 주력을 해야겠지요.


김유활 = PHM 기술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엇인지요.


최주호 = 쉽게 설명하자면 고장이 안나게 하는 그런데 돈이 적게 들어가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 산업체에서는 PM(Preventive Maintenance)이라고 말하지요. 예방 보전, 즉 Time based Maintenance, Scheduled Maintenance, Periodic Maintenance 등 여러 가지로 불리지만 같은 얘기이지요. 


주 대상은 고장 나면 타격이 매우 큰 것들입니다. 항공기, 전투기, 조선(해양), 가스 발전소 또는 가스 공사에서 다루고 있는 플랜트, 중공업, 스마트제조, 자동차 라인, 로봇 등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PHM은 센서에서 출발합니다. 현재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게 바로 센서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센서를 라인에 추가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많은 비용이 들게 마련입니다. 센서를 활용하는 PHM은 여러 단계로 구분해 그 쓰임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예방적 조치를 했음에도 고장이 발생한 이력과 현장의 의견 등을 토대로 하는 초보적인 PHM이 있겠습니다. 여기에는 물리적인 센서의 추가가 필요 없겠지요.


그 다음은 공장 운영을 위한 필수적인 다양한 제어장치에서 자동으로 산출되는 데이터들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이것을 굳이 센서라고 표현은 안하지만 센서의 일종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예컨대 모터를 구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전류량이 기록되는데 이것이 센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것이 일정하게 잘 관리되어야 하는데 뭔가 차이가 있다면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 다음이 진짜로 센서를 넣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센서를 말할 때 가장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게 진동 측정 센서, 가속도 센서 등입니다. 우리 스마트폰에도 있을 정도로 비싸지 않지요.


그런 것들을 다량 설치하고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원이 인가가 되어야하니까 라인을 끌어냅니다.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상당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필요한 중간 단계의 게이트웨이가 있고, 이것을 서버에 보내는 일련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투자가 필요한 단계라고 보시면 됩니다.


글로벌은 이미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며 국내 업계 대응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최주호 회장. 


메인터넌스 서비스로 발전


김유활 = 모아진 데이터를 분석해서 결과를 산출해내는 소프트웨어는 어떤 것이 사용되나요.


최주호 = 이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직은 그 정도까지는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상당히 치열합니다. 단편적 사례이긴 하지만, 저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 윤병동 교수가 설립한 회사에도 말씀하신 제품 개발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고요.


국제적으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의 경우, 프레딕스(Predix)라는 제품을 통해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잖습니까. 센서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전송할 것인지, 어느 서버에 저장할 것인지, 어떻게 예측할 것인지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누구나 쓸 수 있게 하겠다라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데이터의 용량을 제한한 일부 무료 버전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전문적인 활용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는 유료로 제공하고 있지요.


GE와 같은 큰 그림은 아니지만, 저도 여러 관련 기업들과 과제를 진행하면서 핵심적인 부분들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물론 아직 공개할 수준은 아니지만요.


김유활 = 산업현장에서 PHM 기술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요.


최주호 = 반도체의 경우부터 살펴볼까요. 반도체 중에서 제일 많이 얘기되는 게 IGBT(Insulated gate bipolar transistor)입니다. 전자부품인데 고속전철에도 들어가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에너지 변환하는 데에도 쓰고 또 전기 자동차에도 들어가지요.


휠에 있는 IGBT가 고장난다면 그 타격은 상당하겠지요. 정지되는 것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그 자체의 고장을 예측하기 위한 연구들이 관련 업체나 대학에서 많이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언제 고장날 지 미리 알아낼 수만 있으면 사전에 교체할 수 있으니까요.


항공우주 분야에선 엔진을 제일 먼저 말할 수 있어요. 제트엔진이죠. 가스터빈으로 구동이 되는데 워낙 고가인데다 사람 목숨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때문에 가동률이 역시 제한적입니다.


최근 보스턴에서 비행기가 비상착륙한 사례를 보더라도 터빈 블레이드 문제였거든요. 이런 경우에도 사전에 지상에서 분해한 후 블레이드 균열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하잖아요. 고장이 나있으면 당연히 교체해야 하고요. 가동률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높지 않은 가동률임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나고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PHM이겠지요. 현재 일부 부문에 적용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GE라든지, 롤스로이스 같은 기업에서 개발을 추진했고 일부 들어갔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개방에 워낙 인색한 기업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알기 쉽지 않습니다. (웃음)


최주호 회장은 PHM 기술의 핵심은 고장이 나지 않으면서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 기술은 제조현장에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항공과 같은 서비스 산업에서도 필요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포스코, 두산, 발전사 일부에서 센서를 투입하고 관련 데이터를 계측하는 등의 관련 기술을 현장에 접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다툼 치열...국내 생태계 구축할 것


김유활 = 업계의 롤모델은 어딘가요.


최주호 = 지멘스도 선두주자입니다. 지멘스는 각종 자동화 라인에 들어가는 하드웨어를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는 업체이잖아요. 소프트웨어의 경우도 공장 가동을 위한 각종 제어나 운영 시스템과 같은 것들이고요. 이 회사는 여기에 PHM 기능을 얹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GE의 경우도, 엔진만 판매하고 운영은 각자 알아서 해라가 아니라, 이제는 비용만 지불하면 운영을 맡아주겠다는 정책이고요. 그러면 운영 주체는 고장이나 가동률과 같은 것으로 골치 썩을 일이 없어지겠지요.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메인터넌스 서비스까지 판매하는 마케팅을 정상궤도에 올리겠다는 전략이지요. 일종의 제조 서비스화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김유활 = 국내의 경우는.


최주호 = 두산중공업도 몇 년 전부터 관련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프레딕스를 벤치마킹한 것일까요. 자체적으로 플랫폼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알려지는 등 의지가 큽니다. 두산중공업은 우리나라 발전사에 많은 설비들을 보급했고 담수화 설비와 같은 대형 플랜트 성격의 사업들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해외 공급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아요. 중동이든 동남아든 대형 플랜트를 건설해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메인터넌스까지도 지원하겠다는 그림인 듯합니다.


김유활 = 중장기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최주호 =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PHM의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수요와 공급을 학회서 연결해주자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수요와 공급 모두 발전하도록 지원하는 이를테면 리더스 커뮤니티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맞춤형 산업분과위 구축, 강습회 진행, 학술행사 추진, 홍보 강화 등이 세부 실천 목표들이고요. 


대학 졸업 후 일반 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최주호 회장은 학교서 배운 각종 역학의 쓰임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고 했다. 쉽게 말해 개발에서만 많이 소용되는 게 역학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이런 물음을 갖고 학교로 다시 돌아온 그는, 자연스레 개발보다는 수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최적설계, 신뢰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PHM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최주호 회장은 현재 PHM을 타이틀로 한 과목이 3~4개 있으며, 수요가 많아지면 대학원 과정 개설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김유활 기자(yhkim@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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