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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동석 현대모터산업 대표, 인버터 시장의 새로운 해결사…“개척되지 않은 길, 맨발로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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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버터가 해결하지 못하는 틈 찾아 자체 기술력으로 시장 공략

카카오톡 활용한 실시간 재고 확인 시스템으로 새로운 유통 물결 만들어

 

[헬로티 = 김동원 기자] 트럭운전사가 있다. 그는 업무를 위해서 항상 오르는 언덕길이 있다. 그 길은 가팔라도 너무 가파르다. 길을 오르기 위해서 트럭은 크나큰 소리를 내며 매연을 내뿜는다. 그만큼, 기름도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그의 동료는 그 언덕길을 어려워하지 않는다. 동료의 트럭은 언덕길을 가볍게 오르면서 매연도 내뿜지 않는다. 연료도 적게 든다. 그만큼, 마력이 좋은 트럭을 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트럭을 운전하는 것이 더 이득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것일까?


현대일렉트릭의 전동기 특약점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모터산업은 자체 기술로 양방향 인버터(절전형 제어반)를 개발했다. 이 인버터는 200%의 스텝부하에도 3%의 속도변화가 가능하고, 제동전력회생으로 사용되는 전력도 약 40%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회생 시 발생할 수 있는 정전, 결상 등을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높은 토크를 요구하는 설비인 크레인, 파쇄기, 굴착기뿐만 아니라 DC모터, 권선형 모터로 기동하는 다양한 설비에 적용이 가능하다.


건설현장에 사용되는 크레인용 인버터 역시 40~7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이 인버터는 하강 시 소모되던 전력을 회생시켜 에너지를 절감해 이산화탄소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회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직입 운전, 2차 저항 운전 시 과잉 공급되던 전력도 절감시킨다. 


오거(auger)용을 사용할 경우 에너지 절감과 기존에 많이 분출되던 매연도 생기지 않는다. 언덕을 소음과 매연을 내뿜으며 힘들게 올라가던 트럭이 장치 하나를 바꿔주면서 쉽게 올라가게 된 것이다.


현대모터산업의 인버터는 중소기업이 틈새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의 인버터로 제어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자체 기술력으로 해결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이 기업은 카카오톡으로 실시간 재고 파악이 가능한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다. 카카오톡과 자사의 ERP 시스템을 연동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재고 관리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기존 시장에 변화를 꽤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현대모터산업의 원동석 대표를 만나보았다.

 

 

▲ 원동석 현대모터산업 대표.

 

 

Q. 모터 회사에서 인버터를 개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모터는 혼자 작동할 수 없다. 여러 기동방법에 따라 작동한다. 따라서 주변 솔루션에도 관심을 갖고 판매를 하고 있다. 인버터 역시 현대에서 나오는 인버터를 판매했는데, 통상 정밀한 기계나 핵심설비는 다 외국 제품이 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대기업의 핵심설비는 다 외국산이 도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많은 업체와 얘기를 나눠보니 이러한 인버터들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인버터를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이 분야 전문가를 만나 자체기술로 인버터를 개발하게 됐다.

 

Q. 자체 개발한 인버터의 성능이 궁금하다.


아파트 공사 현장을 보면 오거(auger) 드릴로 땅을 판다. 딱딱한 땅을 파는 작업이다 보니 작업을 하다가 모터를 많이 태운다. 큰 발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연도 많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 인버터를 사용할 경우 매연이 나오지 않는다. 연료도 약 40%를 절감할 수 있다.


최근 환경 규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런데 건설장비의 경우는 규제를 빗나갔다. 그만큼, 건설장비는 큰 힘이 필요하고 매연이 나오는 것은 당연시했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건설장비에도 환경 규제를 엄격히 해놓은 곳이 있는데 이런 나라의 경우 국내 장비가 들어가지를 못한다. 이 부분은 우리가 개발한 인버터가 해결할 수 있다. 디젤차도 ECU가 법제화되어 있다. 이 ECU가 하는 역할을 인버터가 하는 것이다.

 

 

▲ 현대모터산업이 개발한 양방향 인버터는 제동전력회생으로 약 40%의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

 

Q. 인버터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효율 때문이다. 정부의 에너지 수요정책 등을 살펴보면, 인버터를 달지 않고 비효율적인 기계를 사용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등도 너무 중요하지만, 에너지를 잘 절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을 수천 장 설치하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Q. 현대모터산업의 인버터가 보통 인버터보다 더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양방향 인버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엘리베이터를 예를 들 때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고 내려갈 때 전기를 쓰게 되면 연료가 많이 든다. 하지만 올라갈 때만 전기를 사용하고 내려올 때 발전모드만 해놓는다면 전기를 40~50% 아낄 수 있다. 이처럼 회생전류를 인버터에 적용했기 때문에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Q. 인버터는 내구성도 많이 요구된다. 현대모터산업의 인버터는 어떠한가.


현재 우리 제품이 싱가포르와 두바이, 사우디 등 해외에 진출해 있다. 수출된 지 4년 이상이 되었는데 아직 특별한 고장 없이 잘 작동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제품의 내구성은 좋다고 자신한다.


A/S도 잘 되어 있다. 건설 현장은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 있다. 또, 우리 제품은 해외에도 많이 있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서 인버터를 담당하는 직원은 3~4명에 불과하다. 상식적으로 이 인원이 해외와 전국에 있는 인버터를 A/S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것이 원격 A/S다. 문제가 무엇인지 인터넷만 검색해도 수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제품은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Q. 사용하는 업체 반응이 궁금하다.


우리는 기존 인버터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해결해준다. 모든 인버터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한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다. 비슷한 성능이라면 대량생산을 하는 대기업의 제품을 우리가 가격 면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기업이 하지 못하는 부분을 우리가 자체 기술력으로 컨설팅하고 해결해줄 수 있다고 하면, 처음 접하는 업체는 반신반의하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중소기업이면서 모터 회사가 대기업 제품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니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처음에 증명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 둘 우리 기술력을 알아주고 있다. 최근에는 제과 분야 대기업이 인버터가 터져 작동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문의를 주었다. 그래서 우리가 로직을 다시 구성해 해결해주었다. 이처럼 다른 곳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을 하나씩 해결해준다면 점차 이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최근 카카오톡으로 실시간 재고 파악이 가능한 업무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안다.


자동차를 시승하려고 하면 어느 지점에서 몇 시부터 가능한지는 알 수 있지만, 자동차의 자세한 모델까지는 실시간으로 알 수 없다.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각 공장에 있는 제품의 재고량은 몇 개이고, 사양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대형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컴퓨터에 책 이름을 입력하면 재고가 있는지, 있으면 어느 책꽂이에 있는 지를 쉽고 정확하게 알려준다. 우리는 산업 분야 유통에서는 쉽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

 

 

▲ 현대모터산업은 카카오톡으로 실시간 재고 파악이 가능한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다.

 

Q. 카카오톡을 이용한 점이 독특하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앱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이미 잘 만들어져 있고,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이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영면에서 우리가 개발해서 관리자를 여러 명 두는 것보다 잘 되어 있는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은 접근성도 좋고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이용하면 고객은 별도로 어플을 다운받지 않아도 쉽게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채널을 추가하게 되면 광고 등이 온다고 싫어할까봐 굳이 채널을 추가하지 않아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Q.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있나.


구멍가게, 슈퍼 등은 큰 창고를 가지고 있는 온라인 마켓에 점점 밀리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절한 유통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경우 부산 대리점에 제품이 있어도 고객이 서울 대리점에서 주문하면 서울에서 제품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낭비가 되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이 부분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들이 주문한 통계를 분석해 적절히 조치하면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허브지역을 만드는 것이다. 각 책임자들이 대리점을 세우기보다 각 허브지역에 담당자가 가서 통계를 기반으로 제품을 유통하면 지금보다 더 효율적인 업무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 경기도 시화공단에 위치한 현대모터산업 전경.

 

Q. 인버터부터 카카오톡을 사용한 재고확인 시스템까지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등산가가 히말라야를 올라가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가지 못한 도전을 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는 힘들다. 우리가 생존하고 발전하려면 남들이 하지 못한 것을 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자부심도 생기고 인력창출도 된다.


가끔 일을 하다 막히면 맨발로 산을 오른다. 맨발로 오르다보면 배우는 점이 많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밟아왔던 땅이 얼마나 불편한지를 알게 된다. 행동은 더 신중해지고 조심스러워 진다. 하지만 발이 아파도 결국 정상에는 갈 수 있다. 정상에 섰을 때 그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오늘도 맨발로 산을 오르는 중이다. 


사실 국내 중소기업은 강하다. 최근 반도체 소재 국산화만 보아도 우리 중소기업이 얼마나 기술력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대기업이 손대기 힘든 틈새시장을 공략해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Q. 국내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조언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 등을 보면 검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중소기업 입장에서 사실 시험문제 만드는 것도 힘들다. 학교 연구기관 등은 시스템에 따로 자료를 만들기 비교적 쉽지만, 중소기업들은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도 벅차다. 개발한 제품을 인증 혹은 검증을 받거나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다 비용이 발생한다. 우리도 모터를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인버터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소기업의 입장을 보다 더 이해한 정책들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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