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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에너지에 대한 10대들의 이야기, “들을 준비 되셨나요?”

입력 : 2018.07.0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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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걱정?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우리들이 있다!


어른들은 가르치고, 아이들은 배운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하나의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 어른도 어린이에게 배울 점이 많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생각, 자유분방한 상상력,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어린이들은 어른들을 깜짝 놀래키곤 한다. 현재 전기·에너지 산업의 가장 큰 관심은 남북 에너지 협력이다. 많은 전문가가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은 남북 에너지 협력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기발한 아이디어와 엄청난 에너지로 중무장한 둔대초등학교 4학년 2반 학생들을 만나보았다.



북극곰 앞에 선 우리들, ‘정신을 차리자’


“기자님, 우리 선생님은 북극곰 선생님이에요.” 3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에 맞춰 둔대초등학교 4학년 2반에 방문하자 공기놀이를 하던 한 여학생이 맹수를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쉬는 시간이 끝난 후 정말 북극곰을 꼭 닮은 교사가 칠판에 ‘월드카페로 통일과 에너지 생각을 나눠봅시다’라는 문장을 적었다. 북극곰이라고 알려진 이 교사는 둔대초등학교 4학년 2반 담임 유준희 교사다. 코카콜라에 나오는 북극곰보단 뽀로로에 나오는 북극곰 캐릭터 ‘포비’를 더 닮았다. 유 교사는 수업을 진행할 때 일방적으로 알려주기보단, 학생들이 고민하고 답을 찾도록 지도한다. 정답을 알려주기보단 학생들이 정답을 직접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이번 취재 주제에 맞춰 둔대초등학교를 선택한 이유도 유 교사의 수업 방법 때문이다.


수업은 월드카페 방식으로 진행됐다. 월드카페라는 단어가 생소했지만, 학생들은 익숙한지 알아서 5개의 조로 나누어 앉았다. 월드카페란 4~5명이 한 조가 되어 이중 한 명이 호스트가 되고, 나머지 학생들이 게스트가 되어 진행하는 수업 방법이다. 호스트는 각 조가 담당한 주제로 토의를 이끌고, 게스트는 시간별로 모든 조를 돌아다니며 여러 생각을 나눈다.


4학년 2반 학생들은 총 5개의 조로를 구성했다.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학생들답게 조 이름도 독특했다. 1조의 이름은 ‘정신’, 2조의 이름은 ‘을’, 3조의 이름은 ‘차’, 4조의 이름은 ‘리’, 5조의 이름은 ‘자’였다. 다 합치면 ‘정신을 차리자’이다. 북극곰에게 물려가도 정신을 차리면 된다는 의미였던 걸까.


유준희 교사는 각 조에게 주제를 정해주었다. 정신조는 ‘통일에 대한 생각’, 을조는 ‘통일 후 우리 삶은?’, 차조는 ‘전기가 없다면?’, 리조는 ‘북한의 부족한 전기 문제’, 자조는 ‘에너지 아껴 쓰기’라는 주제를 받았다. 각 조에게 주제가 정해지고 나서 3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교실 전체가 뜨거워졌다. 각자의 아이디어를 얘기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반을 가득 메웠다. 학생들 앞에 놓여있던 종이에는 아이디어로 연결된 마인드맵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통일과 에너지에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통일에 대한 생각이란 주제로 의견을 나눈 정신조의 마인드맵에는 ‘평양냉면’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았고, 북한 학생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학생도 있었다. 남북통일이 되면 기차를 타고 북한에 가겠다는 학생도 있었고, 심지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대면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통일 후 우리 삶을 어떻게 변할 것인지 논의한 을조의 마인드맵에는 더 기발한 의견이 많았다. 전쟁에 돈을 안 써도 된다는 의견과 우리나라의 경제력과 북한의 군사력으로 대한민국이 강국이 될 것이란 의견이 있었다. 원래 같은 나라끼리는 싸우면 안 된다고 강력한 의지를 담은 글도 있었다. 끊어졌던 철로가 연결돼 유럽에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고, 무엇보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친구와 화해를 하면 행복해지듯, 북한과 통일을 하면 나라 전체가 행복할 것이라는 글이 예쁘게 적혀있었다.


전기가 없는 삶에 대해 의견을 나눈 차조에는 암울한 답이 가득했다. 전기가 없으면 밤에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아 일찍 자야 하고, 냉장고를 가동하지 못해 음식이 빨리 상한다고 속상해하는 답이 있었다. 또, 기계가 만드는 모든 물건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야 해서 물가가 엄청나게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전기가 없으면 우린 여름에 선풍기를 사용하지 못해 더워 죽는다는 경고도 존재했다. 곽O원 학생은 “옛날처럼 살아야 한다. 여러 가지를 못 한다”며 이 모든 답을 정리해주기도 했다.


리조는 전기가 부족해 암울한 삶을 맞이할지도 모르는 북한 사람들을 위해 북한의 부족한 전기를 해결할 방법을 토론했다. 아이들의 시선이었기 때문일까. 어른들에게서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북한을 도와주자는 의견이 많았다. 노O영 학생은 “햇빛이 많이 드는 바다에 태양 발전기를 만들어 북한에 나눠주자”고 했다. 임O민 학생은 “북한 사람 많은 곳에 발전소를 만들자”고 했다. 최O은 학생은 “우리가 전기를 아끼고, 햇빛이 많이 비치는 곳에 태양 발전기를 설치하자”고 했다. 이O성 학생은 일방적인 도움보단 북한과 거래를 하자고 제안했다. 이 학생은 “북한에 광물이 많으니 남한 발전소와 바꾸면 된다”고 색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차조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에어컨을 사용하기보단 창문을 열자는 의견이 있었고, 밖에 나갈 때는 불을 끄고 나가자는 학생도 있었다. 곽O원 학생은 “LED 사용, 부채 사용, 빨래 모아서 하기, 비 오면 물 받아서 재활용, 에너지 효율 높은 것만 사용, 안 쓰는 방 불 끄기”라며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장O진 학생은 “2015년 기준 한국 에너지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했다”며 “이 비율을 올리기 위해 우리가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 못지않은 답변을 했다. 


둔대초등학교 4학년 2반 아이디어 대표 선수들 인터뷰


▲ 정O영 학생


북한과 통일하면 군대를 안 가도 된다고 했어요. 군대 가기싫은가요?

군대는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총 쏘는 연습이랑 낙하산 타는 건 조금 싫어요.


군대를 안 가도 되는 것 외에 통일이 되면 또 무엇이 좋을까요?

핵이 다 없어질 것 같아요. 핵은 많은 사람을 죽이는 무서운 무기에요. 또, 핵이 터지면 땅이 오염되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들도 위험하다고 배웠어요. 북한에서 계속 핵 개발을 한다고 TV에서 시끄러웠잖아요. 통일이 되면 이 무서운 무기가 없어져서 좋을 것 같아요.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나요?

음.... 평양냉면을 먹고 싶어요. 북한 친구들과 새로운 놀이도 만들고 싶어요. 북한 친구들끼리 하는 놀이가 있을 것 같아요. 같이 놀면서 배우고 함께 어울리고 싶어요.


이O성 학생


북한의 부족한 전기를 해결하기 위해 광물과 발전소를 바꾸자는 제안을 했어요.

네. 컴퓨터에서 봤는데 북한에는 광물이 많다고 해요. 특히 석탄이 많다고 들었어요. 이 광물을 우리가 가져가고 대신 발전소를 지어주는 건 어떨까 싶어요.


석탄과 발전소를 교환하는 건 우리가 손해이지 않을까요?

음.... 북한은 우리와 똑같은 나라에요. 오늘 전기가 없으면 어떤 삶을 살까 생각을 해봤는데 정말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어요. 아이스크림도 마음껏 못 먹고 더울 때는 선풍기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어요. 지금 북한은 전기가 부족하대요. 같은 나라 사람들이 불편한 생활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더 좋은 거래가 있으면 그 방법을 선택해도 괜찮아요!


통일이 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요?

저는 금강산과 백두산에서 평양냉면을 먹을 거에요.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 곽O원 학생


전기를 아끼는 방법으로 LED를 사용하자고 했어요. 왜 이런 의견을 제시했나요?

조명은 LED와 LCD, 백열전구가 있어요. 여기서 LED는 가장 전기를 아낄 수 있는 전구래요. 지금 전기를 많이 사용하면 북한처럼 전기가 부족할 수 있어요. 그럼 동생들이 쓸 전기가 없어져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기를 아껴주었으면 좋겠어요.


동생들한테 풍부한 전기를 사용하게 해주기 위해 또 어떤 점이 필요할까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면 돼요. 친환경 에너지는 석탄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오염이 덜 돼요. 부족한 석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요. 친환경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서 동생들한테 풍부한 전기와 건강을 함께 선물하고 싶어요.


▲ 정O형 학생


전기가 없으면 어떤 점이 불편할까요?

전기가 없으면 CCTV를 가동하지 못해서 도둑이 많아질 것 같아요. 전기가 없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아무것도 못할 것 같아요. 전기가 정말 소중하다는 걸 느꼈어요. 앞으로도 전기를 아끼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전기를 아끼기 위해 평소 실천하는 행동이 있다면?

저는 밝을 때는 항상 불을 꺼요. 아침에는 불을 켜지 않아요. 커튼만 쳐도 잘 보이거든요. 북한에는 에너지가 없어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 우리도 그런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선 에너지를 낭비해선 안 돼요.


▲ 장O진 학생


미래 에너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어요.

책에서 봤는데 2015년에 우리나라가 개발한 신재생에너지는 1.9%였대요. 엄청나게 적어요. 석탄 같은 화석연료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바람이나 태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자원은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충분한 자료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북한에도 신재생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많이 만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전기가 없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인 것 같아요.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신재생에너지를 연구하는 분들이 없으면 지구는 화석 연료만 계속 써야 하잖아요. 그러면 지구는 언젠가 멸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연구하는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 좋은 연구 결과를 선물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동원 기자(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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