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산업동향

배너

‘에너지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이해와 사례

  • 등록 2019.05.21 15:27:42
URL복사

[첨단 헬로티]

 

기술 플랫폼에 머물지 않고 비즈니스 플랫폼화하는 것이 핵심

 

1. 들어가면서
2019년을 시작하면서 필자는 에너지 데이터 수집과 공유, 활용에 초점을 둔 에너지 신산업 비즈니스모델 가능성들을 탐색 중이다. 이의 기반이 되는 논거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Harvard Business Review) 논문에서 제시된‘스마트 커넥티드 프로덕트(Smart, Connected Products; 이하 SCP)’의 4대 역량인 모니터링(Monitoring), 제어(Control), 최적화(Optimization), 자율(Autonomy) 비즈니스모델들을 발굴하여 소개하였다. 자율 역량의 경우, 필자가 참관한 아이비엠씽크 2019 (IBM Think 2019)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IBM의 AI를 활용한 주요 에너지데이터 비즈니스모델들을 아울러 소개하였다.

 

이렇게 소개된 4대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모델들은 모두 IT 기술 플랫폼들이며, 인공지능(AI)가 그 중심에 있다. 그림 1에서 보듯이, 가트너가 2018년 발표한 “2018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요소 기술들이 인공지능과 관련되었고, 2019년에도 기업의 IT 기술 플랫폼 중심에 인공지능이 있다.

 

그림1. 2018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출처: Gartner, 2018)

 

필자가 앞서 기고한 4단계 역량은 기술적 변혁을 의미하며,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플랫폼 비즈니스모델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이에, 필자는 에너지 산업과 IT가 접목된 비즈니스 플랫폼을 ‘에너지데이터 플랫폼’이라 칭하고자 한다.

 

먼저 이에 대해 개념을 정의하고자 하며, 이의 논거로 2016년 4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된 마셜 반 앨스타인(Marshall Van Alstyne), 제프리 파커(Geoffrey Parker), 산지트 폴 초더리(Sangeet Paul Choudary) 등의 <파이프라인, 플랫폼, 새로운 전략 룰(Pipelines, Platforms, and the New Rules of Strategy)> 에서 제시된 플랫폼 개념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런 후에는 이 개념에 적합한 ‘에너지데이터 플랫폼’ 비즈니스모델 사례들을 탐색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2.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이론적 이해
 1) 파이프라인와 플랫폼 비즈니스의 구분
반 앨스타인 등은 그림 2와 같이 생태계 내 주요 역할들을 도식화하였다.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끌어 모으는 시장에 인프라와 규칙을 제공하며, 생태계 구성원들은 네 가지 주요 역할로 분류되지만 그 역할은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 따라서, 생태계 안팎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파이프라인이라 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에 머물지 않고 비즈니스 플랫폼화하는데 핵심이다.

 

그림 2. 생태계 내 네 가지 주요 역할 (출처: https://hbr.org/2016/04/pipelines-platforms-and-the-new-rules-of-strategy ; Song(송민정 2018) 재구성)

 

이 논문의 핵심 결론은 간단하다.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들만 경쟁하는 상황에서는 모르나, 일단 플랫폼 비즈니스가 들어오면 반드시 플랫폼이 승리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반 앨스타인 등은 플랫폼으로 가기 위한 세가지 전략 규칙을 제시했다. 첫째는 자원을 통제하지 말고 조정하라는 것이다.

 

그 동안 기업 내부 핵심자원만을 바탕으로 경쟁을 벌였던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에서는 내부 자산을 효율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경쟁우위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전부였으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내부 자산의 소유보다는 생태계 내 플랫폼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네트워크 자체(구성원들이 새롭게 만들어내는 표준과 프로토콜, 정책 등)를 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둘째는 기업 내부 최적화에서 벗어나, 기업 외부와의 상호작용에 힘쓰라는 것이다. 그 동안 기업이 자사의 내부 시스템인 공급사슬 최적화를 바탕으로 경쟁을 벌이는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동안에는 경쟁사 대비 어떻게 경쟁우위를 달성하는가에 초점을 두었으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양면의 상호작용을 촉진해 양면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새로운 생태계 내 고객가치가 창출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운영자는 한계비용을 효율적으로 낮춤으로써 기존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의 가치사슬을 완전히 해체하기에 이른다.

 

마지막 셋째는 기존의 자사 고객가치 중심에서 벗어나 생태계 내 가치 중심으로 변하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생태계 내 플랫폼 비즈니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어려운 숙제이기도 하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와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이 이것이기 때문이다.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는 자사 자원의 통제를 선형 프로세스(일방향 가치사슬) 관리를 통해 달성하고 있으며, 이 선형 프로세스 끝 단에 기업이 타겟으로 하는 특정 고객집단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사 고객의 생애가치(LTV, Life Time Value)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실행하게 된다.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는 양면 또는 다면 시장 기반이기 때문에, 생태계 내 플랫폼 기업은 양면 내지 다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태계 참여자들의 거래비용을 최소화하여 결국 생태계 전체(플랫폼 공급자-플랫폼 공급자를 중심으로 양면/다면에 참여하는 생산자-소비자 등 플랫폼 후원자들)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한다.

 

 2)“에너지데이터 플랫폼”에 대한 개념 정의
필자는 지난 호까지 네 가지 역량 기반의 에너지데이터 비즈니스모델들을 소개하였으며, 아직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고, 가끔 언급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기술 플랫폼을 의미해 파이프라인 비즈니스 영역에 속한다. 앞서 소개했던 기업들 중에는 네 가지 역량 중 하나를 갖추기 위해 외부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필요 역량 획득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IBM과의 협력모델이 대표적이다.

 

전통 에너지기업들과 에너지 신산업에 뛰어든 신규 IT기업들이 새로운 전략 규칙을 적용해 어떻게 파이프라인 에서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으로 도약할지에 초점을 두고, 필자는 먼저 간략하게 “에너지데이터 플랫폼” 개념을 세 가지 전략 규칙에 근거하여 새롭게 정의해보고자 한다. “에너지데이터 플랫폼”을 구글 검색해보니, 2018년 초에 한국전력 연구소에서 제시된 “에너지플랫폼”전략 내용이 검색된다.

 

이에 의하면, 플랫폼은 “다양한 비즈니스의 구현 및 활성화를 위한 사업자-고객의 만남의 장”이며, 한국전력도 “에너지플랫폼”을 “에너지와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로, 에너지 산업의 직·간접 이해관계자들(고객, 사업자 등) 간의 만남을 중개하고 다양한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 및 지속하는 협력적 공생생태계 구현의 장”으로 정의하였다. 이 개념을 도식화한 것은 그림 3이다.  
 

그림 3. 한국전력의 에너지플랫폼 개념도 (출처: 한국전력, 2018)

 

그림 3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한국전력도 기술과 비즈니스로 나누어 관찰하였으며, 6대 기술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클라우드, 전기자동차(EV), 태양열(PV)/전기저장시스템(ESS)이며, 5대 비즈니스모델로 자산 최적화, 에너지 솔루션, 에너지 시장 관리, 데이터 운영, 고객 결합 서비스가 제시되고 있다. 그리고 중앙에 레이어별로 전력망, 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으로 구분되고 있다.

 

따라서, 이 도식만으로는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인지 플랫폼 비즈니스인지 구분이 되지 않지만, 이 영역들에서 세 가지 전략 규칙들이 작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현재 물리적 전력망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사업자로서 생산자(발전소)와 소비자를 연결하여 전기라는 재화 교환을 통해 가치창출 역할을 수행하지만, 기존 전력망을 지능형인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AI와 빅데이터 역량 구축을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플랫폼 비즈니스화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한국전력이 구분한, 전력망, 데이터, 서비스 모두에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파이프라인 비즈니스가 아닌 플랫폼 비즈니스를 “에너지데이터 플랫폼”이라 명명한다. 이 용어는 2017년 한 벤처기업인 인코어드 테크놀러지스 최종웅 대표가 과학기술정책연구원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사용하였다. 이 기업 사례에 대해서는 뒤에서 언급하고자 한다. 최 대표가 언급했듯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에너지데이터 플랫폼”이란 명칭이 일반화되었고 그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한국전력이 자사 보고서에서 언급한 대표적인 3대 글로벌 기술 플랫폼은 제네랄일렉트릭 프리딕스(GE Predix), 지멘스 마인드스피어(Siemens MindSphere), 에스에이피 하나(SAP HANA)이다. 이들의 공통 특징은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에 머물지 않고 플랫폼 비즈니스로 진화하고 있으며, 앞에서 언급한 3대 전략 규칙을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전력기업에게 플랫폼 이용료(수수료)를 취득하는 방식의 수익모델을 창출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들 세 기업 중 3대 전략 규칙을 가장 앞장서서 실천 중인 GE의 플랫폼 비즈니스모델을 살펴보고, 국내 시사점을 언급하면서 국내 기업인 인코어드를 함께 소개하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3. 제너럴엘렉트릭(GE) 프리딕스 플랫폼 비즈니스와 3대 전략 규칙
 1) 자원 통제에서 자원 조정으로 이동
GE 프리딕스(Predix)는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에 머물러 있는 기존 에너지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사례이다. 프리딕스의 시작은 2015년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비전 선포에서이다. 당시 GE 비전을 “2020년 전세계 10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등극”이며, “기존 제조기업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미래를 데이터 분석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GE는 이미 물리적 기업으로서 수력 및 풍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터빈, 항공기 엔진, 철도운송 수단에 들어가는 파워 발전기 등을 제조하고 있는데, 이제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도전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림 4. GE 프리딕스(Predix)의 비즈니스모델 개념도 (처: 산업통상자원부, 2018.3.14)

 

2015년 비전 선포 이후에 GE에는 ‘GE디지털부문’이 신설되고 1,500명 이상의 데이터 엔지니어, 딥러닝 전문가, 데이터과학자 등이 발탁되기 시작한다. GE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하였고 벤처로 시작된 스타트업들의 핵심 인력들도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게 된다. 실제로 ‘GE디지털부문’중심으로 훌륭한 개발자들이 합류하면서 가장 먼저 실행된 인프라가 ‘프리딕스 클라우드 아키텍처(Predix Cloud Architecture)이며, 프리딕스가 과거의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하게 하는 대표적 플랫폼이 된다.

 

자사 자원만을 토대로 경쟁을 바라보던 시각에서는 기업은 자원기반 시각에서 말하는 소위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즉 모방할 수 없는’자사 자산을 통제함으로써 유리한 경쟁 환경에 선다고 느꼈다. 파이프라인 비즈니스 기업만 존재하는 세상에서는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모두 이에 포함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 세상에서는 ‘모방하기 힘든’자산이 꼭 자사의 무형 내지 무형자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비즈니스와 관련하는 생태계 내 커뮤니티와 그 구성원들이 소유하고 기여하는 자원들인 것이다. 아이디어나 정보 등이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생산자와 소비자로 엮인 네트워크야말로 주요한 자산인 것이다.

 

프리딕스는 산업 공정에서 발생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서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커뮤니티 구성원인 개발자들의 개발 환경을 지원하는 산업인터넷 네트워크이다. 즉, 생태계 내 조정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은 클라우드에 저장된 데이터를 사용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분류․분석․제공하는 기능이다. 이를 딜로이트는 2015년 생태계 관련 보고서에서 “모빌리티 플랫폼(Mobility Platform)”이라 명명하였다. 조정자 역할을 하는 GE 프리딕스의 2015년 소프트웨어 관련 매출액은 50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초기엔 항공, 발전 설비 중심이었으나, 점차 운송, 헬스, 전력망까지 그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추세이다.

 

수년 전부터 프리딕스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인터넷 기술을 기존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GE는 에너지 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에너지를 탐사하고 생산하는 과정부터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까지 가치사슬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조정자의 역할을 하는 프리딕스 플랫폼을 통해 효율을 제고할 수 있었다. 

 

 2) 내부 최적화에서 외부 상호작용으로 이동
GE의 기존 사업분야(수자원/재생에너지, 전기-전력, 철도수송, 항공 등)에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에 프리딕스라는 전혀 새로운 플랫폼이 개입하면서 통제가 아닌 조정 역할을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로 완전히 전환하고 있다고 앞서 언급하였다.

 

이렇게 구축된 플랫폼에서 GE는 두 번째 전략 규칙을 실천하고 있다. 즉, 내부 최적화에만 머물지 않고, 외부의 개발 기업들과 이용자 간에 상호 소통하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기존의 파이프라인 기업은 원재료(원자재) 구매에서 판매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생산 활동을 수직으로 통제하는 공급사슬을 최적화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내부 노동인력과 자원을 조직화하였다. 하지만, 플랫폼은 외부의 생산자인 개발자들과 소비자 간에 상호작용을 촉진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이런 외부 지향성 덕분에 플랫폼은 대개 변동이 심한 생산비 부담마저 떨쳐버린다. 이유는 주안점이 더 이상 프로세스 제어가 아니라 생태계 구성원인 참여자 설득 내지 조정 기능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GE는 프리딕스 플랫폼을 기존 제품 구매 고객사들에게 번들링(Bundling)하여 기본 제공한다. 이로써, 고객사와 고객사의 협력사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자신들의 생산 현장과 주요 기계설비 및 장치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를 실시간 관측, 관찰하면서 소통하기 때문에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기계설비와 장치 고장으로 발생할 손실을 막고 고객사의 생산성과 ROI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GE의 제품 플랫폼을 더 신뢰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락인(Lock-In)되어 경쟁 제품을 제공하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기존의 제품을 단순 구매함으로써 얻는 고객가치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표 1. 프리딕스 플랫폼의 특장점 (출처: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2016)
 

 

프리딕스 클라우드는 GE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IT 전문 지식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개발자가 빠르게 산업인터넷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마켓이다. 2018년 현재, 프리딕스 플랫폼에는 전세계 1만 9천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프레딕스 내에서 앱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프리딕스 플랫폼은 제트엔진, 가스터빈, 기관차 등의 기계에서 운용되며 앱을 구동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원격으로 기계를 모니터링하며, 기계와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이 플랫폼의 특장점을 요약하면 표 1과 같다. 

 

 3) (자사) 고객가치 중심에서 생태계 가치 중심으로 이동
GE는 통제자가 아닌 조정자로서 프리딕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그 위에서 활동하는 고객사 간, 고객사-협력사 간 다양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면서 상호 윈윈하는 모습을 보인다. GE는 더 나아가 프리딕스 클라우드 허브(Predix Cloud Hub)에 축적되기 시작한 다양한 데이터에 대해 소홀히 하지 않는다. 즉, 이 데이터에 기반하여 특정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변인과 변수를 파악하려 노력하고, 계속해서 학습함으로써 유관 산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그들의 프리딕스 클라우드 플랫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이는 세 번째 전략 규칙인 (자사) 고객가치 중심에서 생태계 가치 중심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기존의 파이프라인 기업은 선형 프로세스의 맨 끝에서 상품 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의 평생가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반면, 플랫폼은 순환적이고 반복적인 피 드백 기반 프로세스를 통해 점차 확대되는 생태계의 전체 가치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한다. 이 방식은 때때로 어떤 특정한 유형의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해 또 다른 유형의 소비자를 유인하도록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양면시장이라 부른다.

 

GE 프리딕스가 생태계 전체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파이 자체를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 지속적인 수익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딜로이트는 2015년 생태계 관련 보고서에 이를 ‘학습하는 플랫폼(Learning platform)’이라 명명하였다. 이런 맥락에서 GE는 이종 기업들과의 협력도 필요로 한다. 예로 2015년 1월, GE는 일본의 통신기업인 소프트뱅크(Softbank)와 세계 최초로 프리딕스 클라우드의 첫번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다. GE가 제공하는 프리딕스 플랫폼에 축적된 다양한 버티컬 B2B산업 영역의 패턴 데이터를 소프트뱅크가 가진 현지의 B2B 데이터와 융합해 일본 내에서의 B2B 데이터분석(Data Analytics) 비즈니스에 함께 진입하기 위해서이다. GE 입장에서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영업채널을 활용해 일본 내 산업인터넷 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GE의 프리딕스 클라우드가 자체 구축이 아니라 AWS와 제휴를 선택해 아마존 웹 서버 위에 구축되었다는 점이다. GE는 더 이상 수백억 원의 비용을 들여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까울 정도로 비효율적이라고 믿은 것이다. 이렇게 클라우드를 아마존에 맡긴 GE는 산업인터넷 기술과 솔루션을 에너지, 헬스케어, 그리고 운송 업계 전반에 걸친 고객사에게 확대 적용하고 있다.

 

에너지의 경우 고객사를 살펴보면, 일례로 2016년 엑셀론(Exelon)은 GE 파워 고객사 중 처음으로 기업형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구매했다. 즉, GE의 프리딕스 솔루션 스위트를 자사의 33GW급의 원자력, 수력, 풍력, 태양광, 천연가스 시설에 적용했고, 엑셀론과 GE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프리딕스 플랫폼을 활용한 차세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SaaS)를 개발하기 위해 협업하기 시작했다. 국내 고객사로는 한화테크윈이 2016년 10월 프리딕스와 자산성과관리(Asset Performance Management),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 솔루션을 활용해 공장과 설비를 디지털화하고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신규 비즈니스모델을 GE와 공동 개발하기로 MOU를 체결하였다.

 

4.“에너지데이터 플랫폼”비즈니스가 에너지산업에 주는 시사점
 1) 벤처기업, 인코어드 테크놀러지스의 글로벌“에너지데이터 플랫폼”화
필자는 이상에서 파이프라인 비즈니스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로 변신해야 하는 필요성과 함께 변신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전략 규칙을 언급했다. 또한, GE의 프리딕스 플랫폼 사례를 통해 데이터 기반 플랫폼이 이 전략 규칙을 실천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GE는 2017년 수십억 달러 손실을 기록하고 CEO 제프 이멜트의 조기 퇴진하며 주식 가치는 42%나 하락하는 등 힘겨운 한 해를 보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또 다른 기회를 산업용IoT에서 모색하기 시작해, GE는 자회사인‘GE디지털’ 부문의 프리딕스 플랫폼 덕에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

 

2015년 GE는 비전 선포를 통해‘GE디지털’ 부문을 신설, 2016년 클라우드 기반 현장 서비스 관리회사인 서비스맥스(ServiceMax)를 9억 1,500만 달러에, 자산 성능 관리 및 서비스 자동화 업체인 메리디움(Meridium)을 4억 9,500만 달러에 각각 인수하면서 데이터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한다.

 

‘GE디지털’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핵심은 산업용 기계 관리용 앱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프리딕스이며, 자체 구축 예정이었던 클라우드를 이미 데이터센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해 아마존과 제휴하여 임대하게 되었고, 이를 전환점으로 GE 엔지니어들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반에서 프리딕스는 다양한 산업의 IoT 데이터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되었고, 필자는 에너지 관련해“에너지데이터 플랫폼”으로 명명하였다.

 

GE는 산업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서의 데이터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데, 인코어드 테크놀러지스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기업에서 시작해 “에너지데이터 플랫폼”의 면모를 갖춘 기업으로서 국내 대기업 출신의 대표가 세운 기업이다. 1985년 GE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전자식 계량기에서 착안하여 1초 단위로 거의 실시간 데이터를 전달하는 스마트 계량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하였다. 그 안에 NILM(Non- Intrusive Load Monitoring) 라는 핵심기술이 있어서 댁내 분전반(두꺼비집)에 이 제품을 설치한 후 스마트폰 앱과 연결되고, 댁내 와이파이 공유기를 통해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간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서 들어온 에너지 데이터가 분석된다.

 

이 기업의 핵심은 파이프라인이 아닌 플랫폼 비즈니스화했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해, 조직은 린스타트업을 운영해 벤처 캐피털이 본사가 되고 6개 소기업이 있어서 3개월에 한번씩 사업기획을 통해 투자유치를 하는 방식이며, 전력회사가 이 플랫폼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SI 업체나 SaaS 업체들에게 주면 이들이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생태계가 조성된다. 예로 택배회사에 필요한 서비스, 전력 소매 판매업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 등 관 련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자신들의 클라우드에 소프트웨어를 넣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사람들이 월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전력사업이 자유화되어야 가능한 구조이다. 

 

 2) 시사점
필자는 올해 2월, 동아일보에서 주최한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에 참석하여 한국전력 부사장은 그림 5에서처럼 261개의 한국전력 시스템에서 매일 나오는 약 3조 개의 데이터를 서로 연계하는 작업을 2018년 완료했고, 올해 4월 경 설비와 VOC 데이터를 개방할 것임을 발표하였다.  

 

그림 5. 한국전력 플랫폼 아키텍처: 데이터통합을 통한 융합 분석 (출처: 동아일보, 2019.2.26)

 

 한국전력은 같은 발표를 통해 통신중개사업자로 규제가 완화되면 그림 6에서와 같이 에너지시장 활성화를 위한 에너지데이터거래 장터를 만들고, 이를 위해 에너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 공유센터를 오픈 예정이라고 한다. 이 발표 이후 하루가 지난, 2019년 2월 27일, 드디어 정부가 산업융합 분야 규제 샌드박스 2호로 전력데이터 민간 활용을 돕는 데이터공유센터 구축을 허용했다. 에너지 분야 상품·서비스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도 승인했다. 이러한 규제 할러데이(Regulation holiday) 조치를 통해 이를 통해 다양한 신사업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림 6. 한전의 에너지 마켓플레이스와 전력 데이터 공유센터 개념도 (출처: 동아일보, 2019.2.26(좌); 전자신문, 2019.2.27(우))

 

2월 에너지 컨퍼런스에서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에너지 데이터 전문 분석 플랫폼인 ‘EDAS’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는데, 한국전력이 데이터를 개방하면 통신기업이나 SI업체들이 개발자가 되어 본격적으로 생태계가 형성되는 계기가 마련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EDAS는 에너지 데이터의 분석, 관리, 실행, 제어 기능을 수행해 최적의 에너지 활용 방안을 도출해내므로, 이를 기반으로 건물의 에너지 환경을 최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여기서 지켜보아야 할 점은 필자가 앞서 언급한 플랫폼 비즈니스로서 세가지 주요 전략 규칙들을 SK텔레콤 같은 대기업들이 과연 실천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향후 에너지데이터 플랫폼의 국내 실현 가능성은 좀더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사사문구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대학ICT연구센터지원사업의 연구결과로 수행되었다(IITP-2018-0-01396).

 


송민정 교수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주요파트너/추천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