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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도 애플도 다 하는데... 왜 우리 기업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못 할까?

입력 : 2018.12.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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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국내에서 시작된 RE100 가입 눈치게임


재생에너지 의무사용에 세계 유수 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 구글과 애플, GM, 이케아 등은 ‘RE100(Renewable Energy 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하며, 공장, 사무실, 건물 등 자사 영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100%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RE100 이니셔티브는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 뉴욕시 기후주간 행사에서 제안한 활동으로 기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기업은 RE100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왜 우리는 100% 재생에너지 활동에 참여하지 못할까? 그 이유를 알아보았다.



한국 기업이 RE100 가입을 못하는 이유


지난 10월 기준으로 RE100에 참여한 기업은 154개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코카콜라, BMW, GM,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존슨앤존슨, 버버리 등이 RE100에 참여하며 기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RE100에는 아시아 기업도 참여 중이다. 지난 7월 2일, 후지쯔는 일본 기업 최초로 RE100 골드 멤버로 가입했다. 이번 가입으로 후지쯔는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일본 기업도 RE100에 참여했으나 아직 한국 기업은 100% 재생에너지 사용에 주저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이 구축돼있지 못한 탓이다. 삼성은 올해 ‘2018 지속가능보고서’를 발표하며 2020년까지 미국, 유럽, 중국에 있는 공장과 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00% 범주에 한국은 포함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삼성이 발표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은 지속가능보고서에서 현재 글로벌 전력 사용량의 65%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국내의 경우,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 시스템 등의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규모 풍력, 태양광 발전 시설의 운영도 활성화되지 않아 재생에너지 사용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 내용을 보았을 때, 삼성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RE100이니셔티브 참여에 희망은 하지만, 아직 국내 여건이 좋지 않아 주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하기 위한 필요조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업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도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국회에는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구매할 수 있는 법안이 계류 중에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구매해 공장과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어 한국도 RE100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입법검토서에서는 이 법안이 아직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가 소비자에게 직접 연계되는 일은 국내 전력시장 체계를 고려할 때 힘들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부의 전력공급체계 개편 정책이 먼저 수반돼야 한다는 게 산업부의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국내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2017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7.6%인 현실에서 삼성 등 대기업이 재생에너지를 100% 이용하여 제품을 생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꼭 RE100에 가입해야 할까?


국내 기업이 RE100에 의무적으로 참여할 필요는 없다. 강제적인 사항도 아니고, 가입하지 않는다고 해서 법적으로 제재받는 경우도 없다. 하지만 세계 유수 기업들이 RE100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면서 이 기업들과의 거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RE100 참여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김현권 의원은 지난 10월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RE100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국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유럽 제조사와 그린피스 등으로부터 제품생산 시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역시 공급처인 애플사로부터 납품제품에 대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애플사가 한국에 컨설팅 업체를 파견하여 조사한 결과 국내 재생에너지 기반을 고려할 때 재생에너지 사용이 여의치 않음을 알고 공식적인 사용을 요구하진 않았다. 하지만 LG화학의 경우는 달랐다. LG화학은 공급처인 BMW로부터 납품받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다. LG화학은 폴란드 공장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했지만, 끝내 BMW와의 거래는 무산되고 말았다. 삼성SDI도 BMW로부터 LG화학과 똑같은 요구를 받았지만, 해외 공장에서 사용하는 재생에너지 덕분에 거래를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 LG화학은 BMW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민하던 중 거래가 무산됐다. <사진 : 김동원 기자>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입법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재생에너지 활용을 요구받은 사례는 더 있다. 그 사례는 다음과 같다.


•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은 공급처인 삼성전자가 유럽 제조사와 그린피스 등으로부터 제품 생산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요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삼성 엔지니어링은 아웃소싱이 많아 실제 전력소비량은 적다. 따라서 일정 비율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수원 본사에 태양광 패널 설치 계획을 시행 중이다.


• LG전자

LG전자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긴 마찬가지다. LG전자는 기업이 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과 함께 재생에너지 사용을 이뤄갈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LG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고를 때 친환경 제품임을 나타낼 수 있는 인증서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공급처인 애플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다. 애플은 한국에 컨설팅 업체를 파견하여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이 여의치 않음을 알게 된 후 공식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지는 않은 상태다.


• LG화학

LG화학은 공급처인 BMW로부터 납품받는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때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받았다. LG화학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폴란드 공장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결국 거래는 무산됐다. 현재 LG화학은 폭스바겐으로부터 BMW와 같은 요구를 받고 있다.


• 삼성SDI

삼성 SDI 역시 LG화학과 마찬가지로 BMW로부터 납품 물량에 대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삼성SDI는 해외 공장에서 사용하는 재생에너지로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 삼성SDI는 BMW로부터의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해외 공장에서 사용하는 재생에너지로 대응했다. <사진 : 김동원 기자>


• 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아직까지 외부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이 기업은 에너지비용 절감 차원으로 재생에너지 활용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차후 회사 홍보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활용할 방침이다.


• 네이버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그린피스 등 NGO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데이터센터에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200kW 용량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설치된 상황이다.


▲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국내 기업 활동 기반 마련에도 중요해졌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으면서 국내 경제 발전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사용 기반 마련이 필요해졌다. 경제 발전을 위해서 무역과 교류가 필요한 국내 기업들의 여건상 RE100 가입은 강제는 아니지만, 꼭 해야 하는 과제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지 않으면 국내 제조업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현재 정부에서 진행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비단 환경 문제뿐 아니라 국내 경제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는 의미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 기반 마련을 위해서 이젠 기업들도 나설 때가 됐다. 언제까지 국가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는 해외 기업에 대응할 수는 없다. 과연 국내 기업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1위에 왕관을 쓸 기업은 어디가 될까? 그 결과가 궁금하다. 

/김동원 기자(eltr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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