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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삼국지] 배터리 시장 1위 다툼, 원재료 ‘니켈’로 갈린다

입력 : 2020.09.10 17:19

[얼리버드 할인] 제조 빅데이터 전문가 심화 과정...기획-구축-수집-분석-활용 노하우 교육 (11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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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니켈’ LG화학 VS ‘프리니켈’ CATL
높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의 경쟁 구도 형성

 

[헬로티 = 김동원 기자]

 

삼국지를 대표하는 두 군주인 유비와 조조. 수많은 영웅의 존경을 받고 이름을 떨쳤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두 리더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흔히 유비는 덕장(德璋)으로 알려져 있고, 조조는 지장(智將)이라 불린다.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날 버리게 놔두진 않으리.”


동탁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조조가 자신에게 도움을 준 여백사와 그의 가족들을 오판으로 죽인 후 한 말이다. 이 말에서 알 수 있듯 조조는 냉정하게 이익을 취하는 이였다. 승리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온갖 방법을 써서 결국 이기고 마는 이가 바로 조조였다. 하지만 유비는 달랐다.

 

조조군의 공격으로 도망을 치던 유비에게 10만 명이 넘는 피난민들이 따라오자 유비 참모들은 군대가 움직이는데 장애가 되니 피난민들을 버리자고 조언한다. 그러자 유비는 이렇게 말했다.


“백성이 날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백성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유비는 덕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다. 형주 태수 유표가 죽고, 제갈량이 형주를 차지하라고 하자 유비가 거절하는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의(義)와 덕을 중시하는지를 알 수 있다.

 

▲ LG화학과 CATL은 성능 향상과 가격 경쟁력 등 다른 강점을 내세우며 시장점유율 1위를 노리고 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유비와 조조는 서로 다른 리더십으로 영웅들을 이끌고 세력을 확장해나갔다. 그리고 지금,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1등과 2등인 LG화학과 CATL도 서로 다른 장점을 내세우며 패권을 다투고 있다.


SNE리서치가 9월 1일 발표한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위는 LG화학이었다. LG화학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4%의 성장률을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7월까지 LG화학의 시장 점유율은 25.1%였다.


그 뒤를 바로 쫓는 업체가 있으니 중국의 CATL이다. CATL이 기록한 시장 점유율은 23.8%다. LG화학과 1.3%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CATL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위를 기록했다. LG화학은 CATL, 파나소닉, BYD에 밀려 4위에 불과했었다.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하이니켈’로 고성능에 중점 둔 LG화학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LG화학과 CATL의 행보는 많이 다르다. LG화학은 고성능 구현이 중점을 두고 있고, CATL은 가격 경쟁력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LG화학의 주력 제품은 ‘NCM(니켈·코발트·망간)’이다. 사용되는 원자재의 비율에 따라 NCM111(니켈·코발트·망간 비율 1:1:1), NCM622(니켈·코발트·망간 비율 6:2:2), NCM712(니켈·코발트·망간 비율 7:1:2),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율 8:1:1) 등으로 불린다.


여기서 중점으로 보아야할 것이 니켈이다. 니켈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연료다. 배터리 성능과 용량이 니켈 비중과 비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LG화학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배터리는 NCM622였다. 이전에는 NCM111를 많이 사용했다.


LG화학은 9월 1일, 폴란드 공장에서 파우치형 차세대 NCM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NCM622를 개선한 NCM712다. 니켈 함량을 60%에서 70%로 끌어올리면서, 400~500km였던 주행거리를 500km 이상으로 늘렸다. 현재 이 배터리는 독일 폭스바겐에 공급되고 있다.


LG화학의 1위 자리에 크게 기여한 테슬라의 모델3에는 NCM811 배터리가 들어간다. 내년부터는 LG화학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공동 개발 중인 ‘얼티움’ 배터리가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20여종의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 배터리는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사용한다. 이 배터리에서 니켈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이면, 600km 이상의 주행거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LG화학은 하이니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삼성SDI, SK이노베이션도 마찬가지다. 삼성SDI는 현재 소형 배터리에 니켈 함량 88% 이상을 구현하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 배터리는 BMW가 내년에 출시하는 차세대 전기차에 접목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니켈을 90%까지 확대한 ‘NCM 구반반(9½½)’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배터리는 2023년부터 양산을 시작해 미국 포드에 공급될 예정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프리니켈’로 가격 경쟁력 갖춘 CATL


하이니켈에 중점을 둔 국내 기업과 달리 중국 CATL은 니켈프리를 내세우고 있다. CATL의 주력 제품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니켈 대신 철이 들어간다. 그만큼 비용이 저렴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 용량이 작다.


점점 더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주된 경쟁요소는 주행거리다.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비결은 배터리에서 나온다. CATL의 LFP 배터리는 무게가 무거워 다량으로 싣기가 어려워 주행거리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지난 8월 28일,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리튬인산철이 차지하는 비중에 지난 2015년 10%에서 2030년 30%로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NCM 계열 배터리는 70%에서 30%로 비중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았다.


여기에는 가격적인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 셀투팩(Cell To Pack) 기술로 리튬인산철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서 전기차 내부 공간이 넓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요 카드로 떠오른 테슬라는 이 LFP 배터리를 이미 모델 3용으로 공급받고 있다. 앞으로 테슬라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장악하기 위해 CATL의 제품을 더 사용할 가능성이 있어 LFP 배터리의 성장세는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2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면서 현재 40%에 달하는 중국산 부품의 비중을 80% 수준까지 높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경쟁사 강점 무너뜨릴 방법 찾아야


전기차 배터리는 지금 사용되는 원재료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성능과 용량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국내 기업의 NCM 계열 배터리와 가격 경쟁력에 초점을 둔 중국 기업의 LFP 배터리 중 완성차 기업이 어떤 배터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순위는 크게 변동될 수 있다.


물론 완성차 업체로서는 배터리 원재료뿐만 아니라 각 국가와 기업이 가진 영향력, 시장 분위기 등에도 초점을 맞추겠지만, 전기차 가격과 성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배터리의 원재료도 무시할 수 없다.


삼국지의 유비는 조조의 공격에도 백성들을 지키고자 느리게 행군해 겨우 목숨을 부지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덕(德)과 의(義) 중시하는 태도 덕분에 제갈공명을 비롯한 부하 장수와 백성들에게 신임을 얻어 세력을 확장할 수 있었다. 조조는 지략과 계략으로 세력을 크게 확장했지만 관도대전 등 큰 전투에서는 자만과 상대방의 더 큰 계략으로 패하기도 했다.


지금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을 노리는 한국과 중국은 유비와 조조처럼 서로 다른 장점을 갖고 경쟁하고 있다. 유비와 조조가 승리와 패배를 거듭한 것처럼 지금 어느 배터리가 더 좋고 유리하다고는 정확히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와 경쟁 기업의 장점 등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NCM 계열 배터리로 공략할 수 있던 시장을 일부 리튬인산철이 대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우위로 둔 중국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제품 성능과 원가 절감을 함께 이뤄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el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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