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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탈원전 정책, 세계 흐름과 반대 노선 타다

입력 : 2018.09.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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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③ 이유 있는 탈원전 반대

한국 원전 산업, 이대로면 위험하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위험성 있는 에너지 자원을 서서히 줄이고, 재생에너지 공급량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물음표를 다는 이들이 많아졌다. 실제로 한국원자력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원자력 발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국민 70%가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탈원전 반대 의견을 알아보았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국민은 ‘글쎄...’


한국원자력학회가 8월 16일, 에너지정책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 과학기술포럼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2018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리서치가 8월 6~7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1.6%가 전기 생산 수단으로 원전을 이용하는 것에 찬성했다. 향후 원전 비중을 확대(37.7%) 또는 유지(31.6%)해야 한다는 비율도 70%에 육박했다. 축소 의견은 28.9%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응답자 대다수가 원전의 장단점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응답자 중 63.4%는 폐로 비용 등을 고려하면, 원전이 다른 발전원보다 비싸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공감했다. 또, ‘원전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와 ‘사용후핵연료 등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가 까다롭다’는 점에 대해서도 각각 60.7, 82.4%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선호하는 발전원은 태양광(44.9%), 원자력(29.9%), 액화천연가스(LNG, 12.8%) 순이었다. 이점을 보았을 때 대체로 국민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공감하면서도 탈원전의 부작용 또한 우려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탈원전은 세계적 추세? 원전 발전이 세계적 추세!


정부가 탈원전을 주장하면서 ‘탈원전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말은 틀렸다. 지난 19일, 세계원자력협회(WNA)가 발간한 ‘2018년 세계 원자력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원자력 발전설비 용량은 전년보다 2GW 늘어난 392GW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원전으로 생산한 전력은 전년보다 29TWh(1.2%) 증가한 2,506TWh였다. 


발전설비 용량은 4년 연속, 전기 생산량은 6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가동 가능 원전은 총 448기였다. 건설 중인 원전은 59기로 나타났다. 4기가 새로 건설을 시작했고, 2기가 건설 중단된 가운데 4기가 준공되면서 건설 중인 원전이 전년 대비 2기 줄었다. 


원전을 건설 중인 국가는 중국이 18기로 가장 많았다. 7기를 건설 중인 인도가 그 뒤를 이었다. 미국 역시 2기를 설치하고 있고, 영국도 2030년까지 원전 16기를 지을 방침이다. 이는 정부가 원전은 개발도상국에서 건설하고 있고, 선진국은 탈원전이 대세라고 주장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 역시 2016년 말 3기에 불과했던 가동 원전을 지난 6월 9기로 늘렸으며, 19기 재가동을 신청한 상태다. 


▲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원자력 발전설비 용량은 전년보다 2GW 늘어난 392GW를 기록했다.


에너지 전문가, “한국은 왜 탈원전 노선을 택했나?”


지난 7월 24일, 사단법인 ‘우리들의 미래’와 한국환경공단이 개최한 ‘탄소시장포럼 2018’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에너지 전문가 로버트 스타빈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의문점을 제시했다. 스타빈스 교수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 “한국이 원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고 해서 이를 재생에너지로 모두 보완하기는 불가능하다”며 “결국, 석탄 발전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대한 의문점이 하나둘 제기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장제원 의원(자유한국당)은 “태양광·풍력·조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기후와 날씨에 따라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는 없는 공급이 불안정한 에너지원이자 고비용·저효율 에너지원”이라며, “정부가 탈원전을 내세우며 재생에너지사업을 늘리고 있지만 결국 원자력보다 발전단가가 2.5배 비싸 국민들에게 높은 전기료 고지서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높이는 데 있어서 환경 문제도 있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는 수원인 저수지가 발암물질로 오염되면 그 후폭풍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라며 “현 정권이 탈원전을 위해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웠던 재생에너지 사업의 급격한 확대는 결국 비효율·비경제적·공급불안정·전기료인상·환경오염 우려만 있는 애물단지 사업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가 원전을 수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강하다.


탈원전이 원전 수출 길 가로막을 수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전 수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원전 수출은 국가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을 준다. 김학노 한국원자력학회장의 말에 의하면 원전 1기 수출은 자동차 100만대 수출과 맞먹을 정도로 경제적 효과가 크다. 세계원자력협회가 발간한 ‘2018 세계 원자력 성과보고서’는 한국의 원전 수출 경쟁력에 대해 “아랍에리미트(UAE)에 원전을 건설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에 원전을 수출하는 데 필요한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탈원전이 시작하면, 한국이 가진 강점이 사라질 확률이 높다.


지난 8월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최근 한국전력이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의 누젠(NuGen) 인수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더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전의 우선협상권을 박탈한 것이다. 총사업비 21조 원이 투입되는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차세대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전은 지난해 누젠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누젠의 도시바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의 협의가 진행돼왔다. 


한전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 상실이 탈원전 정책과 연관되어 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탈원전 정책이 원전 수출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국의 정권교체와 신임 한전 사장 임명 등으로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자국에서는 원전을 짓지 않겠다고 선언해놓고 외국에 원전은 수출하겠다는 한국의 행동에 의문부호를 단 것이다.


▲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가 원전을 수출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강하다.


한국과 달리, 원전 사업 강화하는 주변국들


한국과 달리,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기존 원전 강국과 새롭게 등장한 러시아와 중국의 원전 수출 활동은 활발하다. 각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금융조달이 밑바탕 되어서다. 중국 정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전략을 내세워 원전 수출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영 원전업체인 중국광허그룹(CGN)은 해외 7개국에 6기의 원전 유닛, 8기의 원자로 및 장비를 수출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기업은 전 세계 40여 개 국가와 원전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아베 총리가 직접 원전 세일즈 외교에 나서는 한편,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해외 원전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행보에 발맞춰 일본 정부는 히타치·도시바·미쓰비시중공업 등 자국 기업들에 대대적인 정책 및 금융 등을 지원하며 불가리아, 핀란드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아시아 대륙에 걸쳐 물밑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러시아 역시 푸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세계 원전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회사인 로사톰은 방글라데시, 인도, 헝가리 등에서 다수의 원전을 건설 중이며 원전 불모지인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원전 1기 수출은 자동차 100만대 수출과 맞먹을 정도로 경제적 효과가 크다. 원전 산업이 택해야 하는 방향이 지금 탈원전 정책이 맞는지 다시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동원 기자(eltred@hell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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