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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에너지 비즈니스모델 탐색: P2P 거래 플랫폼

입력 : 2018.09.0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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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전력 중개사업’ 포함 전기사업법 개정안 시행… 전력 거래시장에 큰 변화 가져올 것 


기존 전력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거래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 기술 기업에의 투자나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에너지 비즈니스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가 간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1. 들어가면서


필자는 블록체인과 다양한 산업 간의 만남을 모색하면서 관련 이슈들과 비즈니스모델들을 탐색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많은 개념 정의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에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 및 관리에 대한 권한을 중앙의 통제기관 없이 P2P(Peer to peer) 네트워크를 통하여 분산하여 블록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로 이해된다. 이는 금융산업을 고려한 협의의 개념 정의라고 생각된다. 


블록체인이 화두가 된 초기에는 가상화폐 지불이나 뱅킹, 청산 등의 암호장부 기능으로 쓰이기 시작해서 블록체인이 가진 다양한 장점들 중에서 특히 ‘보안성’이 부각되었다. 하지만, 점차 ‘투명성’, ‘신속성’, 프로세스 비용 절감으로 인한 ‘경제적 효용성’ 등의 장점들로 인해, 데이터 저장소, 자율주행차, 유전자 분석, 사물인터넷(IoT) 등 시스템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두루 쓰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블록체인에 대한 보다 광의의 개념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금융결제원에서는 블록체인이 가진 ‘보안성’의 특성을 넘어선 정의를 내리고 있다. 이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분산된 네트워크의 컴퓨팅 자원을 모아 거대한 연산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앙 서버 없이 모든 작업을 처리하고 검증하는 기술이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은 기술적 신뢰가 기반이 되는 컴퓨터다. 시기적으로 보면 2000년대 고정 컴퓨터와 2010년대 모바일 컴퓨터인 스마트폰에 이어, 보다 고도화된 블록체인 컴퓨터가 등장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이, 올해 10월에 블록체인폰이 시장에 나온다고 한다. 핀니(Finney)라는 브랜드로 이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시린랩스(Sirin Labs)이다. 


블록체인 컴퓨터도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 생태계에서는 기존의 앱(App)을 분산형앱(DApp; 디앱)으로, 기존의 앱스토어를 디앱스토어로 부르게 된다. 또한, 소프트웨어는 스마트계약이라 부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러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고려하여 ‘블록체인에너지’ 비즈니스모델들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그림 1은 블록체인에너지 비즈니스모델 유형을 전력 공급 결제시스템, 전기차 충전 관리, 재생에너지 관리, P2P 거래 플랫폼, 그리고 기타 백오피스 업무 등 다섯 가지로 보고 있으며, 관련 기업은 기존의 전력 기업군, 스타트업 기업군, 그리고 기타 기업군 등 세 개로 구분된다.  기타 기업군에는 글로벌 규모의 IT 기업들과 투자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본고는 선두적 스타트업 중심으로 P2P 거래 플랫폼에 집중해 살펴보고자 한다. 


▲ 그림1. 블록체인 기반 에너지 비즈니스모델 유형 및 기업 유형화

 

2. 스마트에너지 생태계에 불어 닥친 블록체인 바람


지난 수년간 IT 및 인터넷이 기존 산업에 활용되면서 ‘스마트(Smart)’라는 용어가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들의 핵심 접두어로 자리잡았다. 전력 등의 에너지에도 ‘스마트’라는 접두어가 붙게 되어 ‘스마트에너지’라 부르고 있는데, 이는 특히 전력 생산에 있어 IT를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이 언급되면서 의미를 갖게 되었다. 


IT 중에서는 특히 저장 기술의 발전이 잉여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지능형 전력망) 같은 새로운 에너지관리시스템(Energy Management System; EMS)이 등장하는데, 데이터의 수집이 수요 관리를 위한 기회들을 제공하면서 스마트에너지 산업에 인터넷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활용되기에 이른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비즈니스모델은 에너지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ESS)이다. 


한편, 새로운 전력 시스템에서는 운영, 저장 및 처리 작업을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스마트’ 솔루션들이 필요하며, 그 중 일부가 블록 단위에 기반할 수도 있다는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참가자 간 불신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중개자를 생략해주거나, 백업을 자동 생성하게 하는 등의 장점들을 가지고 있어서 스마트에너지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가장 많이 회자되는 사례는 토큰 보상이다. 이는 생산자가 생산한 에너지를 중앙저장소에 저장하고 소비자가 소비할 때 요청하는 방식이다. 즉,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내부 캐시 배터리에 저장한 후 저장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잉여 에너지를 그리드로 보내 그 대가로 가상 코인을 받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에너지를 실제로 주고받는 에너지 그리드(energy grid), 중간에서 이를 매개하는 미들웨어 콘트롤러(middleware controller), 코인을 주고받게 하는 소프트웨어인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으로 구분된다. 에너지가 중앙 저장소에 보내지면, 생산자에 연결된 스마트미터가 얼마만큼의 에너지가 전송되었는지 측정하고, 미들웨어 컨트롤러를 통해 스마트계약에 전달되며, 소비자이며 동시에 생산자 역할을 하는 이에게는 그리드에 저장한 에너지만큼의 코인이 보상으로 부여된다. 이러한 주체를 에너지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라서 에너지 프로슈머(Energy prosumer)라고 부른다. 다음에서는 P2P 전력 거래 중심으로 대표성을 띠는 글로벌 비즈니스모델 사례들을 소개한다.


3. ‌블록체인 에너지 비즈니스모델 사례: P2P 전력 거래


1) 에너고랩스(Energo Labs)

에너고랩스는 2014년부터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으로 본사는 중국 상하이에 있다. 이 벤처는 블록체인과 태양전지, 에너지축전시스템 등을 결합해 ‘분산형자율에너지(DAE: decentralized autonomous energy)’를 탄생시켰다. 이는 퀀텀(Qtum) 블록체인 기반 디앱 생태계와 태양광 패널, 에너지 저장소 등 물리적 인프라를 연결해 P2P 전력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으로, 분산 장부 기술을 활용해 국가 전력망 같은 중앙 감독 기구가 감독이나 관리, 중개를 할 필요없이 에너지 생산과 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에너고랩스가 제공하는 DAE 내에서 스마트미터와 공공 저장설비 사용권만 있으면 발전 설비 없이 시장가보다 싼값에 청정에너지가 된 전력 거래가 가능하며, 거래 수단은 암호화폐(TSL)이다. 이 기업은 특히 전력 공급이 취약한 아시아 지역을 공략 중이며, 첫 사업은 필리핀 에너지 기업을 지원한 빌딩 5개 규모 DAE 커뮤니티다. 필리핀 에너지 기업이 인프라가 되는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지역에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차세대전력망)를 만들고, 에너고랩스는 P2P 전력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빌딩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잉여 전력은 에너고랩스의 플랫폼에서 P2P로 거래하며, 모든 거래는 퀀텀 블록체인에서 스마트계약 상에서 이뤄진다. 에너고랩스가 제공하는 자체 디앱이 에너지 거래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며, 사용자는 디앱의 디스플레이에서 에너지 사용 상태를 수시로 한눈에 볼 수 있다. 


▲ 그림2. 에너지랩스의 비즈니스 역사와 자체 앱



2) LO3 에너지

LO3에너지는 2016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진행하는 스마트그리드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멘스와 협력하기 시작한다. 가정집 지붕에서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전기를 이웃에게 파는 프로슈머가 있으며, LO3에너지가 이웃 간 전력 거래를 제공한다. 프로슈머는 전기를 소비하면서 생산하는 사람으로 남는 전기를 이웃에게 판매한다. 이 기업은 전력회사에 마이크로그리드를 연결하며, 자사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활용해 P2P시스템을 구축하게 한다. 지멘스는 2017년 LO3 에너지와의 합병을 발표한다. 


▲ 그림3. 브루클린의 마이크로그리드와 블록체인 기반 P2P 커뮤니티 전력


3) 파워렛저(Powerledger) 

전기료가 세계에서 제일 비싸고 지역에 따라 5배나 비싼 곳이 존재하는 호주의 에너지 블록체인 벤처기업으로 파워렛저가 있다. 호주는 주 단위의 소유 기업에 의해 발전, 송전, 배전의 수직 통합된 독점구조를 가지고 있어, 요금이 매우 비싸다. 파워렛저는 이더리움 기반 에너지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를 교환 대상으로 한다. 파워렛저를 개발하게 된 주된 배경은 태양광 발전기의 보편화에 따른 P2P 에너지 교환 가능성이다. 파워렛저는 듀얼 토큰 시스템(Dual-token system)을 도입했으며, ICO 규모로 세계 14위권에 든다. 


호주 정부가 지난해인 2017년 말 서부 프리맨틀시에서 진행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위해 800만호주달러(66억원)를 지원하기로 했고, 이 프로젝트에 대학, 기술기업, 인프라업체가 참여하는데, 파워렛저도 가담하게 된다. 도시에 블록체인 기술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용해서 분산형 에너지·수자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그 목표이며, 블록체인으로 태양광 공장, 가정 지붕의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전기차 충전소 등을 연결해 전기를 주고받는 스마트시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초에 프로젝트의 협력단체 인원들이 모여 미팅을 진행했고, 커틴 대학에서 호주 정부와 프로젝트 범위, 산출물의 내용이 있는 지원금 협약을 체결했으며 2019년 6월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인데, 파워렛저의 역할은 거래 플랫폼 제공이다. 파워렛저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 및 수자원 시스템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소유의 배터리에 대한 오너십을 포함하게 된다.


▲ 그림4. 호주 프리맨틀 시의 커틴 대학 중심 협력 구도


4. 나가면서


이번 호에서는 앞서 언급한 다섯 가지 블록체인에너지 비즈니스모델 유형 중에서 P2P 거래 플랫홈 중심으로 대표 사례들을 소개하였다. 흥미롭게도, 기존 전력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거래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 기술 기업에의 투자나 협력을 통해 블록체인 에너지 비즈니스를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가 간의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도쿄전력(TEPCO)의 경우, 2018년 초 영국의 블록체인 기술 플랫폼 기업인 일렉트론(Electron)에 투자하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P2P 거래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전력시장이 아직 개방되지 않은 국내 전력 산업구조에서 블록체인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관심 갖게 된다. 아직까지도 전력의 발전, 송전, 배전, 판매로 이어지는 지금의 수직적 전력구조에서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송·배전과 판매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발전 부문이 부분적으로 열려 있긴 했지만, 한전 소속의 자회사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블록체인 상에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동시에 팔 수 있는 환경이 언제 가능할지에 대해 그려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 전력산업에 경쟁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사업자(개별 가정 등)와 소비자를 블록체인 기술로 연결해주고, 당사자(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수익이 되는 P2P 비즈니스모델은 국내에서는 전력거래소의 역할이다. P2P 비즈니스모델이 가진 차이점이라면 블록체인 상에서 누구나 쉽게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고 간편하고 안전한 전력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 기존 전력 거래 시스템의 복잡한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전력 거래에 필요한 정보를 블록체인을 통해 실시간 공유하므로 확인 및 증빙 절차를 축소할 수 있어 간편하고 신속한 전력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등이다.


전력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소수의 대규모 생산자로부터 다수의 소비자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기존의 중앙집중형 단방향 전력 구조를 다수 생산자와 프로슈머가 분산형으로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양방향 전력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개인이 댁내에 설치한 태양광 전력을 이웃 간에 사고 팔 수 없다. 한전이나 전력거래소를 통해서만 전력을 거래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P2P 비즈니스모델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이 2016년 3월 ‘프로슈머-이웃 간 전력거래 실증사업’을 시작했다. 재생에너지 생산 설비를 갖춘 프로슈머가 사용하고 남는 전력을 이웃에게 판매하도록 했고, 빌딩과 학교 등의 대형 프로슈머와 소비자 간 전력거래를 시범적으로 시행한 바 있지만 최종 단계인 프로슈머 사업자가 발전과 판매를 동시에 수행하는 기업형 프로슈머를 육성하는 데까지는 아직 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전력 발전과 판매를 겸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전기사업법 때문이다. 소규모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모아 민간 중개사업자가 전력도매시장에 판매하는 소규모 전력중개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되어 전력거래소에서 2016년 7월부터 소규모 전력 중개시장 시범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해 참여기업들을 모집해 MOU까지 체결한 상태였지만 마찬가지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 시범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정부가 마련한 개정안은 전기자동차충전사업·소규모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 등 세 가지 사업을 전기 신사업으로 규정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등록한 뒤 전기 신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지난 5월 29일, 소규모 전력중개사업, 전기자동차 충전사업 등 전기 신사업을 도입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소규모로 신재생발전을 하는 발전사업자가 전력거래소를 통해 직접 전력 거래장에 참여해야 해 실질적으로 전력 거래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으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가 소비용으로 1kW만 설치하던 주택, 건물들도 10kW를 설치하면 잉여 전력을 중개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림 5에서 보듯이, 2017년 말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전은 ‘블록체인 기반 이웃간 전력거래 및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프로슈머가 한전에 이웃간 전력거래를 신청하면 거래 가능여부 등을 검토한 뒤 프로슈머와 소비자, 한전이 동의할 경우에만 거래가 가능했지만, 블록체인 기만 전력거래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최적의 프로슈머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에너지 포인트로 즉시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이제 소규모 전력 중개사업을 가능하도록 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력 거래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 그림5. 국내에서 보는 이웃간 전력거래 개념도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대학ICT연구센터지원사업의 연구결과로 수행되었다(IITP-2018-0-01396).



송민정 교수 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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