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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디지털 트윈을 입다-①] 디지털 트윈 시대 데이터는 강력한 무기…팩토리 분야가 가장 큰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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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헬로티]

 

디지털 트윈은 수요산업의 부가가치로 이어질 것이며, 특히 향후 10년 동안은 팩토리 분야에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그 이유는 산업에서 저성장 위기를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분야가 팩토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안으로 디지털 트윈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9월 3일 한국기술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디지털 트윈 활용 및 표준화 워크숍’에서 포스코 김영훈 수석연구원이 디지털 트윈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 강연한 내용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제조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안으로 디지털 트윈에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이란, 물리적(Physical) 세계와 디지털(Digital) 세계의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사물들이 정보나 데이터로 변환되는 것을 뛰어넘어서 주체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데이터를 스스로 생산해 내는 개념까지 포함한다. 즉, 센서가 달려서 물리적 사물들이 나는 누구이고, 내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파트너와 일을 해야 하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발전된 자산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와 지식’의 흐름을 파악하고 물리적 사물들이 ‘최적으로 행동’하도록 지원하데, 그 상태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고 한다.


디지털 트윈은 크게 수직과 수평 통합으로 구분된다. 수직 통합은 맨 밑단의 센서, 액추에이터에서부터 정보화 단계인 MES, ERP까지 통합해 연결될 수 있는 체계이다. 기계 장치에서는 통합이 용이해 보일 수 있지만, 제철소 경우 디지털 트윈의 통합 과정이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고로의 온도 환경이 1600도까지 올라가는 극한 환경에서 센서로 데이터를 뽑아내는 일이 간접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직접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물리적 고로를 100% 디지털로 만드는 게 어렵다.


수평적 통합은 산업 내 밸류체인 및 생태계, 산업 간 시스템 통합 체계이다. 예를 들어, 제철소 내의 고로 단에서 원료를 주입하는 밸류체인 단이 있을 수 있고, 소재가 나와서 자동차 제조사에 연결되는 곳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수평통합이라는 것은 산업 안에서만 통합이 되는 게 아니고 산업 외의 밸류체인과 생태계, 그리고 자동차 산업과 철강산업처럼 산업 간의 시스템 통합이 확장되는 개념이다.

 

디지털 트윈이 부상하는 이유

 

그러면 디지털 트윈은 왜 부상하고 있는가. 첫째는 ICT만으로는 혁신활동과 생산성 개선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경제학지인 로버트 고든은 “최근의 ICT에 의한 혁신이 전기, 내연기관, 배관기술, 석유화학, 전화 등이 그런 것처럼 세상의 작동방식을 바꿀 정도로 혁신적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듯이, ICT 단독에 의한 생산성이 최근 들어 기대했던 것보다 둔화되고 정체되고 있다.

 

포스코 김영훈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트윈은 수요산업의 부가가치로

이어질 것이며, 특히 향후 10년 동안은 팩토리 분야에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둘째는 초연결 생태계 구축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사회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회 주체, 경제 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제조 관점에서는 단지 부문 최적화가 아닌 엔드-투-엔드 엔지니어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설치, 유지보수, A/S까지 통합되면 유휴자원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도시 관점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다. 디지털 트윈 생태계로 교통/주택/환경 등 사회문제를 저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


셋째는 인구 구조 변화 한계를 극복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했다. 독일, 일본, 미국 등에서는 20~30년 전부터 핵심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우리가 선택했던 방법은 개도국으로의 공장 이전이었다. 그러나 개도국에서도 인건비가 오르면서 한계에 봉착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서 노동력 감소 부분을 해결하고 생산성 문제를 향상할 수 있다면 공장을 이전하지 않고도 충분히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넷째는 도시화 가속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도시화는 매우 빨라지고 있다. 개도국도 제조업의 발전 속도를 뛰어넘어서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고 있다. 도시화의 특성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다양한 요구를 하게 된다. 즉, 고령화 가속, 1인 가구 증가, 이민 확대 등 도시로의 인구유입은 다양성 요구 증가와 함께 또 다른 사회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 디지털 트윈은 고객 맞춤의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도시화에 따른 다양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섯째는 기술의 대중화이다. 센서, 로봇 등 관련 요소기술 가격이 동시 다발적적으로 하락하면서 디지털 트윈 구현 비용이 감소했다. 예를 들어, MEMS 센서 경우 20년전 개당 3.5달러 했던 가격이 2007년도에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빠르게 급락했고, 2014년 이후에는 평균 단가가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대량생산을 하지 않으면 유지하기 어렵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러한 신기술들을 도입하는 데 부담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트윈의 경제적 파급효과

 

디지털 트윈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또 어떤가. 결론부터 말하면, 수요산업은 부가가치가 향상될 것이며, 특히 향후 10년 동안은 팩토리 분야에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의 보수적 전망을 보더라도 3.9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부가가치 중 팩토리에서 30%가 발생한다.


그 이유는 산업에서 저성장 위기를 절실하게 느끼는 분야가 팩토리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안으로 디지털 트윈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대응하지 못한 기업 간에는 통폐합 압력이 점증하고 있으며, 도입기업 중심으로 산업재편 및 시장 주도가 예상된다. 또한, 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휴먼 헬스 시장과 비교해 팩토리는 데이터를 활용하고 유통하고 분석하는 데 규제가 상대적으로 낮다. 그리고 디지털 트윈의 의사결정에 대한 수용성도 점증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경우 운전자 주권을 뺏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으며, 의료기기도 치료 중심의 업계 보수성 때문에 예방 및 진단 시장으로 확산까지는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팩토리는 오너가 원가절감 차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수용성이 높다.


그렇다고 팩토리만 디지털 트윈을 할 것인가. 기술적으로 2025년 이후에는 자율주행 및 헬스케어 등으로 확산이 가속할 것으로 본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분야는 디지털 트윈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성 확보 기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자율주행 신차가 나오는 시점을 2025년으로 보고 있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시스템으로 디지털 트윈이 확산되는 데는 시간이 걸리듯이 IoT 속도와 비교해 IoMT(Internet of Medical Things) 확산되는 속도를 보면 의료 업계가 매우 보수적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차를 두고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파급 효과로는 개인화 시대의 가속을 들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은 제조업의 기본 콘셉트를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회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대량생산이 오기 전에는 제품별 다양했지만, 양이 많지 않은 수공업 시대였고, 그 후 이것을 대량생산으로 제조업이 재편됐다. 이런 대량생산 체제가 점차 커스터마이제이션 시대가 되면서 맞춤생산을 하기 시작했다. 2025년에는 개인화 생산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화 시대가 가속되면서 고객 요구 수준이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데, 디지털 트윈으로 다양한 고객 주문에 대한 시뮬레이션, 생산라인 가변화에 따른 원가절감이 가능해지고, 이것을 통해 극단적 유연생산 또는 대량 맞춤생산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파급 효과는 부가가치 중심축이 제품에서 서비스로의 이동이다. 제조업이 생산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사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하드웨어는 범용화로 가속되고 있고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위상이 강화되면서 사용량에 비례하여 과금하는 모델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가 도입되면, 고객사는 사전에 유지보수를 위한 서비스를 받기 때문에 비용절감 차원에서 효율적이게 되고, 제조사는 제품 판매 후 실시간 모니터링, 상태점검 및 교체 등 서비스 제공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예로,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30%를 피크로 점점 떨어진다고 한다. 제조업체들은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제조 서비스 모델이 확산되면 제조업과 서비스 중간 단계 영역에서 고부가적인 서비스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30% 피크에서 떨어진다는 부가가치의 불문율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인력파견에 의한 설비 관리보다 글로벌 원격 기반 서비스 모델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GE의 경우, 해외 공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본사에서 원격 관리한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GE Multi Modal 팩토리는 본사에서 원격 관리하며 자회사 복수 핵심 제품을 동일 공장에서 생산 테스트를 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의 또 하나 파급 효과로는 세계화의 패러다임 변화이다. 개도국은 GDP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국가와 국가 간 대등한 협력을 하기 어렵다. 그러나 도시와 도시 간 협력은 가능하다. 미국은 NIST를 중심으로 도시 간 제휴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티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개도국 또한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 스마트 시티 제휴가 확산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파급 효과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 자산 가치 급증이다. 과거에는 외부에서 설비를 들여오게 되면 설비 제작사가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소유했는데, 그때는 데이터가 중요하지 않았을 때 일이다. 지금은 설비 사용자들이 데이터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외부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제휴하여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특별하게 데이터 말고는 기회가 없어 보이는데, 관점을 달리하면 새로운 시장의 기회도 있다. 디지털 트윈으로 수요산업은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다. 왜냐하면 디지털 트윈 개념 자체가 인구 감소 변화에 대응하기도 하지만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수요산업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 문제를 공급기업 육성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진입장벽이 높았던 로보틱스, 센서, VR/AR, 3D프린팅, 머신러닝, MEMS 등 하드웨어 공급시장이 급격히 커지게 되면 어느 정도는 시장 진입 기회가 열릴 것이다. 대표적인 공급산업인 센서의 경우, 매년 150% 성장하여 2020년에는 연간 1조개 이상 생산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의 대응은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디지털 트윈의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본다. 다만, 산업별 확산에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차별적인 진입 전략이 필요하다. 팩토리와 자율주행/헬스케어를 놓고 볼 때, 자율주행/헬스케어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지금 당장은 팩토리에 기회가 있을 것을 보인다. 따라서 향후 10년 후에는 확산되는 시장이 공급산업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육성전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격적인 정책수단이기는 하지만, 디지털 트윈에 대한 투자를 국내 수요산업 구조조정의 트리거로 활용도 고민해야 한다. 즉, 생태계 관점에서 투자는 수요, 공급에 속한 모든 기업이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화 패러다임 변화에서 데이터는 강력한 무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데이터 기반 다양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도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상생하는 모델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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